바이든 행정부 소송 예고 “인도주의적 위기 심화돼”
국경 밀입국 대책의 하나라 텍사주 주정부가 멕시코 국경의 리오그란데강 일부에 설치한 이른바 ‘수중 장벽’과 관련해 바이든 행정부가 위법이라며 소송을 제기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이를 둘러싼 논란이 커지고 있다.
연방 법무부는 지난 20일자로 그렉 애벗 텍사스 주지사에게 보낸 서한에서 애벗 주지사의 지시로 국경도시 이글패스 지역 리오그란데강 중간에 설치된 1,000피트 길이의 수중 장벽이 불법이고 국경에서의 인도주의적 위기를 키우고 있다며 주정부가 이를 자진 철거하지 않을 경우 소송을 제기할 것이라고 밝혔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애벗 주지사는 텍사스주와 접해 있는 총 1,200마일 길이의 멕시코 국경에서 이 수증 장벽 뿐 아니라 철조망을 추가 설치하고 국경을 넘어오는 이민자들을 자체적으로 단속하는 등 대대적인 국경 경비 강화 정책을 실행하고 있다. 바이든 정부의 소송 압박에 대해 애벗 주지사는 트위터에 “법정에서 보자”며 반발하고 나섰다.
이러한 상황에서 텍사스 주 당국이 이민자들을 무조건 막기 위해 비인도적 명령을 했다는 폭로까지 나오는 등 텍사스의 무리한 반이민 정책이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다.
CNN에 따르면 리오그란데강 경비대의 한 군의관은 주 공공안전부(DPS)에 보낸 이메일에서 “사람들이 다시 멕시코에 가도록 물속에 밀어 넣으라는 지시를 받았다”며 또 밀입국 이민자들에게 먹을 물도 주지 말라는 명령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에 따르면 텍사스주 방위군 요원들이 한 무리의 밀입국자들을 멕시코 쪽으로 밀어낸 뒤 화씨 100도의 더위 속에 4세 여아가 기절한 사례가 보고됐고, 또 한 남성은 강에 설치된 부표에 달린 날카로운 철조망에 자신의 아이가 걸려 있는 것을 구조하려다 다리에 심한 열상을 입기도 했다.
이 군의관은 “우리가 인도주의적인 측면에서 선을 넘었다고 본다”고 말했다. 또 수중 장벽에 달린 철조망에 대해서도 “강에 있는 철조망은 잘 보이지 않아 사람들이 걸리는 함정이 될 뿐이므로 제거돼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한편 이 수중 장벽 설치 작업을 두고 한 카누·카약 업체의 소송이 제기됐으며,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멕시코 대통령은 이를 공개적으로 비판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