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프란시스코 일대 임대료 너무 비싸 1년간 통학 결심
새벽 3시반 기상해 통학 후 자정에 귀가…연간 700만원대 지출
샌프란시스코 일대의 값비싼 주택 임차료를 아끼기 위해 로스앤젤레스(LA)에서 비행기로 통학하는 캘리포니아대학교 버클리(UC버클리) 대학원생의 사례가 화제가 되고 있다.
1일 KRON과 KTLA 등 미 지역방송에 빠르면 최근 소셜미디어 레딧에 "지난 학기 동안 집 렌트비를 아끼기 위해 비행기로 통학해 살아남았다"는 제목의 글이 게시돼 관심을 끌었다.
자신의 이름을 '빌'이라고만 밝힌 이 글쓴이는 KTLA와 인터뷰에서 교수와 동급생들 모두 자신이 '슈퍼 통근자'(super commuter)라는 사실을 알고 있다면서 "친구들은 '오늘 저녁 뭐 먹어?'라고 묻는 대신 '돌아가는 비행기가 언제니?'라고 묻곤 했다"고 말했다.
LA에 거주하는 그는 지난해 1년 과정의 UC버클리 공학 석사 프로그램에 응시해 합격했을 때 샌프란시스코 베이 지역에서 비싼 월세를 내며 살고 싶지 않아 비행기 통학을 결심했다고 한다.
관련 보고서에 따르면 샌프란시스코 베이에서 연간 소득 10만달러(약 1억3천만원)인 가구는 저소득층에 해당한다. 그만큼 주택 임대료도 미국에서 단연 비싼 지역 중 하나다.
빌은 학기 중 일주일에 3번 이상 LA공항(LAX)과 샌프란시스코공항(SFO)을 오가며 수업을 들었다. 그는 "반 친구들은 내가 첫 주에 그만둘 거라고 생각했지만, 나는 통학이라기보다는 여행으로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는 학교에 가는 날이면 새벽 3시 30분에 일어나 LA 공항으로 이동, 6시에 비행기를 타고 샌프란시스코 공항에 도착해 8시 30분께 전철 BART를 타고 학교에 도착했다. 수업은 오전 10시에 시작됐다. 하루 종일 수업을 들은 뒤 아침과 반대의 경로를 통해 자정 무렵에 집으로 돌아왔다.
지난 1년간 이런 통학에 쓴 돈은 총 5천592.66달러(약 738만원)였다.
현재 미국의 부동산 정보 사이트 질로우에서 버클리대 일대의 방 1개짜리 집을 검색했을 때 월 임대료가 2천∼3천달러(약 264만∼396만원)대인 집이 대부분인 것을 고려하면 빌이 통근에 쓴 비용은 연간 임대료의 4분의 1 내지 6분의 1가량으로 훨씬 저렴한 수준이다.
1년간 비행 거리는 총 9만2천89마일(14만8천202.88㎞), 통학에 걸린 시간은 총 7만5천955분(52일 17시간 55분)으로 계산됐다.
이 모든 것을 다시 할 수 있겠느냐는 질문에 그는 "내가 인생에서 해본 가장 미친 짓 중 하나인데, 수업을 한 번도 빠지지 않고 해내서 정말 기쁘다"며 "그 자체가 기적"이라는 대답으로 갈음했다.
그는 가장 좋아하는 항공사로 알래스카 항공을 꼽으며 "무료 업그레이드를 기꺼이 해주고 직원들도 정말 친절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