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적항공사 마일리지 이용객 불만 고조
#한인타운에 사는 한인 이모씨는 9월 한국 방문을 위해 그동안 모아 온 마일리지를 사용하기 위해 국적 항공사의 비즈니스 클래스 항공권 예매를 시도했으나 여행사로부터 예약불가라는 말을 들었다. 마일리지 보너스 항공권이 매진됐기 때문이다. 지난 10여년간 차곡차곡 쌓아왔던 20만마일의 마일리지가 쓸모없게 됐다.
#지난 5월 한 국적항공사로 한국을 방문한 조모씨는 이코노미 클래스를 구입해 비즈니스 클래스 승급에 필요한 8만마일 마일리지를 이용해 비즈니스 클래스로 업그레이드해 다녀왔다. 그런데 여행사를 통해서 구입한 이코노미 클래스 구입가격이 2,400달러에 달했다. 결국 8만마일 마일리지를 제외하고 유류할증료와 세금을 포함, 총 2,930달러를 지불했다.
최근 팬데믹 이후 한인들의 한국방문이 급증하고 있는 가운데 마일리지를 이용한 무료 항공권 구입 및 승급 혜택이 ‘무용지물’이라는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
마일리지를 이용한 LA-인천 왕복 무료 항공권은 대한항공의 경우 이코노미 7만마일, 비즈니스 클래스 12만5,000마일, 아시아나의 경우 이코노미 7만마일, 비즈니스 클래스 10만5,000마일, 비즈니스 스마티움 클래스 12만5,000마일이지만 이를 이용한 항공권 구입은 그야말로 하늘의 별따기 수준이다.
항공사들은 한국 국토부 지침에 따라 전체 항공권 중 마일리지 항공권을 최소 5% 이상 배정하도록 한 권고사항에 따르고 있기 때문이다. 300석 좌석의 경우 15석 정도만 해당되는데 그것도 의무사항이 아닌 권고사항이라 성수기에는 사실상 밀리언 마일러(100만마일 이상 고객)인 VIP 고객에게만 배정하는 실정이다.
특히 이코노미 클래스를 구입해 비즈니스로 승급할 경우에는 이코노미석 구입을 항공사에서 발행하는 정가로 구입해야 하기 때문에 여행사 시중가격인 1,400~1,500달러 보다 훨씬 높은 2,600-3,000달러 선을 주고 사야 하는 부담이 있다. 그러나 비즈니스 클래스 가격이 7,000달러선에 판매되기 때문에 할 수 없이 이코노미를 정가를 주고 구입하고 있다.
한 여행업체 관계자는 “비즈니스석 선호도가 높은 데다 좌석이 워낙 한정되어 있는 상황이어서 비즈니스석 보너스 항공권은 하늘의 별따기”라고 말했다.
다른 외국 항공사나 한국보다 높은 유류할증료에 대한 불만도 높다. LA발 인천행 이코노미석의 경우 500달러, 비즈니스석의 유류할증료는 700달러 수준이다.
유류할증료는 2016년부터 적용된 국토교통부 거리비례제에 따라 싱가포르 항공유의 갤런당 평균값을 기준으로 항공사들이 내부적으로 세부 조정을 거쳐 매달 책정한다.
대한항공의 경우 7월 인천발 LA와 뉴욕 등 항공권 유류할증료는 10만7,800원 수준인데 비해 LA발 인천행의 유류할증료가 훨씬 높은 것이다.
이는 미국에서는 유류할증료를 정부 당국에 신고하는 것을 강제하고 있지 않고 있기 때문에 항공사들이 유가 상승에 따른 운임손실분을 보전하기 위해 임의로 책정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한편 국적 항공사들은 보너스 항공권 구하기가 어려운 비즈니스석 공급량을 늘려 현실 한계를 극복하려는 노력을 기울였다고 말했다.
한 관계자는 “수수료와 Y, B, M 이코노미 항공권을 놓고 비싸다 싸다를 단순 비교하기에는 사안이 복잡하고 마일리지 활용에 대한 고객의 선택 문제”라며 “다만 비즈니스석 좌석 공급을 위해 A380 항공기를 추가 투입하는 것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남상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