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대 한인 강명구씨 제주 출발 300여일 달려
60대 미주 한인이 한반도 평화 기원을 위해 제주도에서 출발, 아시아 대륙을 가로질러 이탈리아 로마의 바티칸까지 무려 300일 간의 대륙횡단 ‘평화 달리기’를 하고 있어 화제다.
주인공은 ‘평화 마라토너’로 널리 알려진 뉴욕 출신 강명구(66)씨로, 그는 300일이 넘는 대장정 끝에 다음 주 바티칸에 도착한다. 지난해 8월21일 제주도를 출발해 베트남, 인도, 튀르키예, 그리스, 슬로베니아를 거쳐 21일 현재 이탈리아 북부를 달리고 있다.
그가 6.200마일, 1만1,000km가 넘는 대장정에 나선 것은 프란치스코 교황에게 오는 12월25일 성탄절에 판문점에서 한반도 평화를 위한 미사를 집전해달라고 요청하기 위해서다. 강씨는 오는 26일 최종 목적지인 바티칸에 도착한 뒤 28일 바티칸 성베드로 광장에서 열리는 수요 일반 알현 때 교황에게 판문점 평화 미사를 청원할 예정이다.
주교황청 한국 대사관과 교황청의 유흥식 추기경은 수요 일반알현 때 강씨가 교황과 잠시 인사를 나눌 수 있게 협조했다.
강씨는 남북 평화통일을 기원하기 위해 두 차례나 ‘나홀로’ 대륙횡단 마라톤에 도전했던 전설적인 마라토너다. 강씨는 지난 2015년 2월1일 LA를 출발, 총 3,150마일을 조력자 없이 혼자 달려 125일만인 같은 해 6월6일 최종 목적지인 뉴욕 맨해튼의 유엔본부에 도착했다.
당시 강씨는 아이를 태우고 조깅하기 위해 만들어진 조깅 유모차 앞면에 한반도 지도와 함께 남북 평화통일을 염원하며 LA에서 뉴욕까지 달린다는 글귀를 한글과 영어로 부착해 화제를 모았다.
2017년과 2018년에도 한민족의 애환이 깔려있는 실크로드 16개국 거쳐 중국까지 8,700여마일을 달렸다. 2017년 9월1일 네덜란드 헤이그를 출발해 405일 동안 매일 6시간씩 뛰어서 실크로드 16개국을 완주한 강씨는 당초 북한을 통과해 부산까지 달릴 예정이었다.
하지만 중국 단동에서 북한 신의주를 코앞에 두고 안타깝게도 북한 당국의 입국허가를 받지 못해 러시아 블라디보스톡을 거쳐 2018년 11월 동해항에 귀국했다. 동해항에 내린 강씨는 분단의 상징 DMZ(비무장지대)를 따라 줄곧 달려서 같은해 12월 1일 임진각에 도착, 북한 영토를 통과하지 못한 아쉬움을 달래기도 했다.
<노세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