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보단 기후 경고용”
4,000년 전 지구에서 사라진 초대형 동물, 매머드가 거대한 ‘미트볼(고기 완자)’로 돌아왔다.
만우절 농담이 아니다. 매머드의 유전 정보를 활용해 실험실에서 만든 ‘세포 배양육’으로 요리한 미트볼이다. 석기시대의 인류를 상상하며 매머드 고기를 맛보려는 목적 역시 아니다. 동물을 죽이지 않고 생산이 가능한 배양육이 기후 위기 시대에 적합한 음식이라는 사실을 홍보하기 위해서다.
28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과 AP통신 등은 배양육 관련 호주 스타트업 ‘보우(Vow)’가 매머드 미트볼을 만들었다는 소식을 전했다. 배양육은 동물을 대규모로 사육하거나 죽일 필요가 없어 윤리적인 데다가 축산업에 의한 환경 오염도 막는 미래식품으로 떠오르고 있다. 식물성 고기와 달리 풍미도 실제 육류와 비슷하다.
보우는 배양육에 관한 관심을 높이고 환경 파괴에 대한 경종을 울리는 차원에서 매머드 고기를 선보였다. 매머드는 인간의 사냥과 기후 변화 등이 원인이 되어 끝내 자취를 감춘 동물이다.
보우의 설립자 팀 노트스미스는 “지구의 미래를 위해 새로운 무언가를 만들 수 있다는 사실을 알리고 싶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매머드 배양육이 ‘지금 우리가 먹는 고기보다 더 맛있고 좋은 육류가 있다’는 대화를 시작하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보우는 인간 때문에 멸종한 또 다른 동물인 도도새를 배양육으로 만들고자 했으나 필요한 유전자(DNA) 정보를 구할 수 없었다. 그래서 공개돼 있는 매머드 DNA와 매머드의 가까운 친척인 아프리카코끼리의 유전 정보를 합쳐 양 근육 세포에 넣고 배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