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단 미-중관계 악화
정찰풍선과 틱톡 등을 둘러싼 미국과 중국 갈등이 심화하면서 코로나19 팬데믹 후 혐오범죄로 홍역을 앓았던 아시아계 미국인들의 불안이 다시 커지고 있다고 CNN 방송이 보도했다.
CNN은 펜실베니아주에 사는 한인 앨런 민씨가 지난달 중국 정찰풍선 격추 후 자신이나 가족이 아시아계 혐오범죄 표적이 될까 봐 늘 하던 일상적 행동들을 중단했다는 사연을 전했다.
민씨는 더는 식료품 가게에 가지 않고 술집이나 친구들과의 외식도 피하고 있으며 축제나 지역사회 행사에도 가지 않는다. 아이들을 성 패트릭 데이 퍼레이드에도 데리고 가지 않았다고 한다. 그는 코로나19 팬데믹과 함께 급증했던 아시아계 혐오가 더 악화했다며 공화당과 민주당 모두 중국이 미국 경제와 국가안보에 가하는 위협에 대한 공포를 증폭시키고 있다고 우려했다.
반 중국적 표현들은 이번 주 연방하원 특별위원회가 중국 동영상 공유 플랫폼 틱톡의 추 쇼우즈 최고경영자(CEO)를 청문회에 세우고 모회사인 바이트댄스를 통한 중국과의 관계를 5시간 이상 추궁하면서 다시 급증했다.
청문회에서 의원들이 싱가포르 화교 출신인 추 CEO가 중국 정부를 위해 일한다고 비난하며 그를 중국 공산당과 연설시키려 하자 틱톡 경영진인 버네사 파파스는 “청문회가 외국인 혐오에 뿌리를 두고 있다”고 비난하기도 했다.
아시아계 미국인들은 바이트댄스가 중국 정부의 통제를 받는 점 등을 고려할 때 불신할 만한 이유가 있다면서도 1950년대 매카시즘을 떠올리게 하는 정치인들의 선동적 표현은 무고한 많은 미국인을 위험에 빠뜨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인권 운동가들은 특히 정치인들의 어조가 점점 더 강경해지면서 새로운 차별적 정책이 시행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되고 반아시아계 폭력 가능성이 더 커지고 있다고 경고했다.
아시아계 시민들과 시민단체, 의회 의원들은 글로벌 강대국으로서 미국과 중국 간 경쟁이 심화할수록 앨런 민씨 같은 수천만 미국인이 아시아계 외모 때문에 팬데믹 기간 경험한 것보다 더 심한 의심과 적대감에 직면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한인 4명을 포함 아시아계 여성 6명이 숨진 2021년 애틀랜타 스파 총격사건 희생자 추모단체 ‘올웨이즈 위트 어스’의 전국 코디네이터인 찰스 정 변호사는 “공화당과 민주당 정치인들에게 직접 구체적으로 말한다”며 “단어 사용에 주의해달라. 여러분이 사용하는 단어가 길거리에서 아시아계 미국인들의 신체에 실제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영 김 연방하원의원도 “아시아계 미국인도 미국인이고 모든 미국인은 존중받을 자격이 있으며 모든 미국인을 존중하면서도 중국공산당의 위협을 경계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