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 1,000억~2,500억 규모 보유채권·장기부채 공개 등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사태를 조사하고 있는 연방준비제도(FRB·연준)가 사태 재발을 막기 위해 중소은행에 대한 규제 강화를 검토하고 있다고 월스트릿저널(WSJ)이 14일 보도했다.
WSJ은 소식통을 인용해 현재 비교적 약한 규제를 받는 자산 규모 1,000억∼2,500억달러의 중소은행 20여곳이 규제 강화 대상이며 지난주 파산한 SVB도 여기 속했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연준은 여러 자본·유동성 요건을 재검토하고 있으며, 매년 실시하는 스트레스 테스트(손실 가능 금액 측정)를 강화하는 방안도 고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은행이 보유한 일부 증권의 미실현 이익·손실 공개 대상을 넓히고 당초 자산 2,500억달러 이상 은행에만 적용하려 했던 장기부채 요건 적용 대상도 확대할 것으로 예상된다.
연준은 이미 마이클 바 금융감독 담당 부의장 주도로 은행 규제 검토 작업을 벌이고 있었지만, SVB 파산을 계기로 중소은행 규제 검토에 집중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연준과 금융규제 기관들은 2008년 세계 금융위기 이후 강력한 은행 규제를 도입했으나, 2018년 법 개정을 통해 강화된 규제 대상을 자산 2,500억달러 이상 은행으로 제한했다.
그러나 이번 SVB 사태를 계기로 연준이 2018년 법 개정 이전 상태로 다시 규제 대상을 확대하려는 것이라고 WSJ은 설명했다.
한편 연준은 최고위험책임자(CRO) 부재 상황을 방치하는 등 위험 관리를 등한시한 SVB 경영진이 은행의 몰락에 한몫했는지 조사하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전했다.
특히 SVB는 미 연방준비제도(연준)가 빠르게 금리를 인상하고 있음에도 다시 금리가 낮아질 것으로 낙관적으로 판단, 금리 위험회피(헤지)를 소홀히 한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