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VB 은행 파산사태 뉴욕증시 동요 없어
실리콘밸리은행(SVB)과 뉴욕 시그니처은행이 잇따라 파산하자 연방 당국이 2008년 세계 금융위기 같은 시스템 차원의 위기로 번지는 것을 막기 위해 모든 예금주를 보호하기로 하는 등 신속한 대책을 내놓고 사태 진화에 나섰다.
주말 동안 커진 불안감에 당초 13일 월요일 아시아 증시에서부터 급락세가 연출될 수 있다는 ‘블랙 먼데이’ 우려가 나왔지만, 이날 아시아 주요국 증시가 대체로 강세를 보이고 미국 증시 주요 지수도 일부 은행주들을 제외하고는 급락 없이 혼조세를 보이며 일단 시장은 안도하는 분위기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금융시장이 문을 여는 것과 동시에 가진 백악관 기자회견에서 “당신의 예금은 안전하다”고 강조해 국민들을 안심시키며, 이번 SVB와 같은 은행 파산 사태가 다시 일어나지 않도록 금융 규제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오바마 전 행정부에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같은 위기가 재발하지 않도록 도입한 금융 규제를 트럼프 전 행정부가 완화했다며 “이런 일이 일어날 위험을 줄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미국인들은 우리 은행 시스템이 안전하다고 안심해도 된다”며 “우리는 여기서 멈추지 않고 필요한 어떤 일이든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정부가 고객이 SVB와 시그니처은행에 맡긴 예금을 전액 보증하는 과정에서 일어난 손실을 세금으로 메우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이에 앞서 12일 연방 재무부와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연방예금보험공사(FDIC)는 SVB와 시그니처은행의 고객 예치금을 보험 한도와 상관없이 전액 보증하고 유동성이 부족한 금융기관에 자금을 대출하기로 했다고 사태 진화책을 전격 발표했었다.
한편 실리콘밸리 인근의 중소은행으로 한때 위기설이 돌았던 퍼스트리퍼블릭 은행은 13일 뱅크런이 일어나지 않았다고 밝혔다. 짐 허버트 퍼스트리퍼블릭 은행 회장은 이날 CNBC 방송에서 JP모건체이스의 자금 지원 덕에 고객들의 인출 요구 금액을 모두 지급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허버트 회장은 이날 은행 영업이 평소와 다를 바 없었으며 대규모 예금 인출은 없었다고 강조했다. 다만 이날 고객들이 인출해간 자금의 규모에 대해서는 공개하지 않았다.
앞서 SVB 파산 이후 이 은행에서도 뱅크런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는 설이 퍼지자 전날 은행 측은 JP모건체이스 등으로부터 자금을 수혈받아 아직 쓰지 않은 가용 유동성을 700억 달러 수준으로 늘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