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수·가뭄 번갈아가며 지역별로 이상기후 출현
최근 3년 연속으로 캘리포니아주를 휩쓴 ‘라니냐’ 트리플딥 현상에서 벗어나 올해 하반기에는 ‘엘니뇨’ 현상이 나타날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국립해양대기국(NOAA)은 예측 모델과 전문가 의견을 통해 봄철 동안 라니냐가 약화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라니냐는 적도 동태평양의 수온이 평년보다 낮아지는 현상으로 전 세계 기상과 기후에 영향을 미친다.
기상청은 지난 2020년 9월부터 시작돼 3년째 이어진 라니냐가 약화한 뒤 여름철부터는 반대 현상인 엘니뇨가 발달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태평양 열대해역의 해수 온난화가 심화되면서 범지구적인 이상기후의 원인이 되기도 하는 엘니뇨 현상 재발 가능성이 높아진 것이다. 엘니뇨 현상이 오는 5월부터 7월까지 발생할 가능성이 35%, 6월부터 8월 사이에는 55%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하반기 엘니뇨 현상이 나타나면서 지구 온도가 상승하고 전례없는 폭염 또한 우려되고 있다. 엘니뇨는 열대 태평양 해수면 온도를 기존보다 높은 상태로 6개월 이상 지속되게 하는 현상으로 지역별로는 가뭄, 홍수, 산불 등 여러 이상기후를 초래한다.
미국 남부와 멕시코 지역의 경우 강우량이 높아지는 반면, 미 북부 지역과 캐나다 등은 건조한 날씨와 가뭄 등 지역에 따라 서로 다른 이상기후를 가져올 수 있다는 것이다.
본래 엘니뇨와 라니냐는 번갈아 발생하지만 최근 3년간은 ‘트리플딥’으로 일컬어질 만큼 라니냐 현상이 이례적으로 3년 연속 지속됐다. 올 하반기부터 엘니뇨 현상이 발생하면 2024년 지구는 기록적인 고온을 겪게 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페테리 타알라 세계기상기구 사무총장은 성명을 통해 “엘니뇨 현상이 발생하면 전 세계의 기온이 올라가게 된다”며 “지구는 전례없는 더위를 겪게될 지 모른다”고 경고했다.
지난 2015~2016년에는 캘리포니아주에서 엘니뇨 현상이 일어나 해안 침식이 나타났다. 또한 1997~1998년에도 엘니뇨 현상으로 인해 높은 양의 강수량이 기록됐고, 17명의 사망자와 5억 달러 이상의 관련 피해도 발생했다.
반면 국립해양대기청의 데이빗 드윗 소장은 “엘니뇨와 라니냐만이 기후 패턴을 주도하는 유일한 요인은 아니기 때문에 엘니뇨 현상의 영향에 대해 단정짓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석인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