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타임스 집중 조명
LA타임스가 지난 4일자 온라인판에서 LA 한인타운을 비롯한 미주 한인사회에서 부는 트로트 열풍을 집중 보도했다. ‘K-팝이 코리아 타운에서 유일한 핫 티켓은 아니다… ’트로트‘가 이민자를 사로 잡는 방법’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LA타임스는 한국 최고의 트로트 가수 임영웅의 지난 2월 LA공연 이모저모와 팬클럽 ‘영웅시대’ 이야기를 다음과 같이 소개했다.
미션 비에호에 사는 주부 유니스 김(57)씨는 임영웅 앨범을 사는 데 800달러를 썼다. 지난 달 김씨는 할리우드 돌비 극장에서 청록색 스웨트셔츠를 입은 수천 명의 한인 팬들과 함께 한국 팝 음악 장르 중 하나인 ‘트로트’계 수퍼스타 임영웅에 열광했다.
올해 31세의 임영웅은 전형적인 K-팝 스타처럼 보이지만 잃어버린 사랑과 고향에 대한 그리움에 대한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가사와 함께 나이 든 청중에게 어필하는 발라드를 선보였다. 어떤 한인들은 한국 이름이 영어로 ‘히어로’를 의미하는 임영웅과 같은 스타의 음악뿐만 아니라 팬 커뮤니티에서 위안을 찾고 있다.
‘영웅시대’ 팬클럽은 김씨의 거실에서 콘서트 생중계를 함께 시청한다. 김씨는 “우리는 블루 웨이브를 어떻게 퍼뜨려야 하는지에 대해 이야기한다”며 팬클럽의 공식 색깔을 언급했다.
클럽 회원 중 한 명인 데보라 박(70)씨는 지난 2019년 11월 남편이 사망한 후 트로트를 알게 됐다. 실비치에 사는 박씨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한 고립은 남편의 죽음으로 인한 내 고통을 악화시켰다”고 회상했다.
그 무렵 박씨는 아메리칸 아이돌과 비슷한 한국의 리얼리티 쇼 ‘미스터 트롯’에서 임영웅을 처음 알게 됐다. 남가주 팬 클럽에 가입한 박씨는 “임영웅을 위해 오래 살고 싶다”면서 “바쁘다. 이젠 행복하고 고통을 느끼지 않는다”고 말했다.
방탄소년단의 멤버 진도 2021년 ‘슈퍼 참치’라는 트로트 곡으로 이같은 트렌드에 합류했다.
폭스트롯 댄스 스텝에서 이름을 딴 트로트 노래는 뚜렷한 비브라토와 주변 음조 사이를 오가며 음표를 장식하는 ‘꺾기’로 유명하다고 수십 년 동안 이 장르를 연구해온 한국교육대학교 민족음악학과 손민정 교수는 설명했다. 손교수는 “20세기 초 일본 식민지가 된 데 이어 비극적인 내전을 치르고 둘로 쪼개진 한국에서 트로트는 한국인의 곤경과 슬픔을 가장 많이 포착한 음악 장르이자 집단적 기억의 역할을 한다”고 말했다.
록과 포크 음악, 그리고 K-팝이 부상하면서 트로트는 한 때 인기를 잃었다. 몇년 전 ‘아메리칸 아이돌’과 같은 스타일의 오디션 프로그램이 나왔고 임영웅 등 일부 가수는 K-팝 스타 못지 않은 명성을 얻었다.
LA와 오렌지 카운티에 결성된 ‘영웅시대’ 비공식 남가주 지부에는 50명 정도의 팬들이 가입해 있지만 트로트 애호가수는 훨씬 더 많다. ‘코리아타운 시니어&커뮤니티 센터’에선 30여명의 시니어들이 진성이 부른 ‘보릿고개’에 몸을 맡기고 춤을 배우고 있다.
30년 전 미국에 건너와 리버사이드에서 리커 스토어를 운영하다가 은퇴한 최숙자(75)씨는 “안무를 몰라도 춤은 출 수 있다. 미국에 살면서도 내 마음은 한국에 있는데 트로토의 슬픈 가사는 나이가 들수록 향수를 불러 일으킨다”고 말했다.
<노세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