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단체 새 보고서…미성년·저소득국 특히 급증
"공중보건 비용 늘리고 노동생산성 저하까지 초래"
세계 인구의 과반이 10여년 뒤에는 과체중 또는 비만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세계비만연맹(WOF)이 2일 발표한 '세계 비만 지도 2023' 보고서에 따르면 비만 문제에 대해 적절한 대응을 하지 않으면 2035년까지 과체중 또는 비만 인구가 세계 인구의 절반을 넘을 것으로 전망됐다.
보고서는 체중(㎏)을 키의 제곱 값(㎡)으로 나눈 값으로 몸무게를 저체중, 건강 체중, 과체중, 비만 등으로 분류하는 체질량지수(BMI=㎏/㎡)를 사용해 현재와 미래의 과체중과 비만 인구 변화를 분석했다.
WOF는 BMI가 25 이상인 과체중 인구는 2035년 40억500만 명으로 세계 인구의 51%가 되고, BMI 30 이상인 비만 인구는 19억1천400만 명으로 세계 인구의 24%로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세계 인구 중 과체중 인구 비율은 2020년 38%에서 2025년 42%, 2030년 46%, 2035년 51%로 증가하고, 비만 인구 비율은 2020년 14%에서 2025년 17%, 2030년 20%, 2035년 24%로 늘어나는 꾸준한 증가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됐다.
보고서는 특히 같은 기간 5∼19세 어린이와 청소년의 비만률이 2배 이상으로 뛰어오르며 전체 연령층 중에서 가장 가파른 상승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남자 어린이·청소년 비만인 비율은 2020년 10%(1억300만 명)에서 2035년에 20%(2억800만 명)로 높아지고, 여자 어린이·청소년 비만인 비율은 8%(7천200만 명)에서 18%(1억7천500만 명)로 상승할 것으로 추정됐다.
20세 이상 성인 남성 비만 인구는 2020년 14%(3억4천700만 명)에서 2035년 23%(6억9천만 명)로, 여성 비만 인구는 2020년 18%(4억6천600만 명)에서 2035년 27%(8억4천200만 명)로 늘 것으로 예상됐다.
특히 상대적으로 소득 수준이 떨어지는 아프리카, 아시아 등 국가에서 비만 인구가 큰 폭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가공 식품 섭취, 좌식 생활습관, 식품 마케팅 관리정책 약화, 체중조절 등과 관련한 건강관리 서비스 부족 등이 비만 인구 증가 원인으로 꼽혔다.
비만·과체중 인구 증가로 인한 경제적 비용 손실도 점차 늘어 2020년 1조9천600억달러였던 것이 2035년에는 4조3천200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관측됐다. 이는 전세계 연간 국내총생산(GDP) 대비 2.4%에서 2.9%로 훌쩍 뛰어오른 수치다.
WOF는 "경제적 영향에는 비만 치료에 따르는 의료 비용, 높은 BMI가 경제적 생산성에 미치는 영향을 모두 포함한 것"이라고 언급했다.
BMI가 높을수록 결근, 근무시간 증가(생산성 저하), 조기 은퇴, 사망 등에 영향을 미친다는 설명이다.
다만 WOF는 비만의 경제적 악영향 분석과 관련해 "비만을 겪는 사람들에 대한 어떠한 종류의 비난도 반영된 것이 아니다"라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WOF는 이번 비만 인구 전망 보고서를 오는 6일 유엔에 제출할 계획이다.
한편 BMI는 건강 분야에서 체중 분류에 널리 사용되고 있지만, 이것이 건강 상태를 평가하는 데 적절한지에 대해서는 논란이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미국 매체 더힐은 "BMI로는 지방, 근육, 뼈 가운데 어느 것이 체중에서 많이 기여하는지 알 수 없다"며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도 운동선수나 근육량이 많은 사람은 BMI가 높아도 항상 과체중 또는 비만으로 간주하지는 않는다고 밝히고 있다"고 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