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기 방해 심하기 때문
최근 출시되고 있는 전기차(EV)에서 AM라디오 수신 기능이 퇴출되고 있는 상황이 지속되면 비상상황 시 운전자의 안전 경보 알림 수단이 사라지게 돼 심각한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는 경고와 함께 이에 대한 개선 요구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고 월스트릿저널(WSJ)이 보도했다.
WSJ에 따르면 비상상황에서 전기차 운전자에 대한 안전이 위협 받게 된 데는 주요 전기차 제조업체들이 차량 내 AM라디오 탑재를 배제하는 경향이 확산되고 있는 현실이 자리잡고 있다. 전기차 제조업체들이 차량 내 AM라디오 탑재를 배제하는 가장 큰 이유는 전자기 방해가 개솔린 차량보다 더 심하기 때문이다. 전자기 방해 현상이 크면 클수록 AM라디오 방송 수신 상태가 좋지 않아 잡음과 소음이 커 청취하기가 불편하다는 것이다.
이미 테슬라와 아우디, 포르쉐, 볼보와 같은 전기차 제조업체들은 전기차 모델에서 AM라디오를 탑재하지 않고 있다. 포드자동차의 경우도 2023년형 F-150 픽업 트럭에서 AM라디오를 없앴다.
WSJ에 따르면 전기차에서 AM라디오 탑재가 줄어들면서 비상 상황이 발생했을 때 운전자의 안전 사고 가능성에 대한 경고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와이파이나 스마트폰 연결이 불가능한 지역에선 AM라디오 방송이 각종 사고와 재난 전파의 주요 통신 수단이기 때문이다.
연방재난관리청(FEMA)의 청장을 지낸 7명의 전직 청장들은 전기차에서도 AM라디오 장착을 의무화하는 조치를 연방 정부 차원에서 취해야 한다는 내용의 서한을 피터 부티지지 연방 교통부장관과 연방 의회 의원들에게 지난달 26일 각각 전달했다.
오바마 행정부 시절 FEMA 청장을 지낸 크레이그 퓨게이트 전 청장은 “모든 통신 수단이 단절되었을 때 AM라디오 방송국은 최후의 통신 라인으로서 역할을 담당한다”고 말했다.
미국 내 AM라디오 방송국은 75여개로 미국인의 90%가 청취 가능 범위에 있으며 고정 청취자이 수는 4,700만여명에 달한다. 비상 상황 발생 시 스마트폰이 불통되는 사태가 벌어질 수 있지만 AM라디오 방송국은 자체 발전기와 통신 수단을 갖추고 있어 비상 상황이 발생해도 재난 상황을 광범위한 지역까지 알릴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AM라디오의 순기능을 인식하고 전기차에 계속 장착하고 있는 전기차 제조업체도 있다. 바로 한국의 현대자동차다. 아이오닉5를 생산하고 있는 현대자동차는 미국 내에서 판매하고 있는 전기차를 비롯해 모든 차종에 AM라디오 기능을 장착하고 있으며, 향후 전기차 모델에서도 AM라디오를 제외시킬 계획이 없다고 매체는 전했다.
<남상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