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틱톡 금지’백악관 최후통첩
백악관이 정부기관을 향해 한 달 내 중국 소셜미디어 앱 틱톡을 삭제하라고 최후통첩했다. 캐나다와 일본 역시 공공기관용 기기를 대상으로 프라이버시와 보안상 위협을 이유로 틱톡 삭제를 지시하면서 전 세계적으로 틱톡 금지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
로이터 통신은 “백악관 예산관리국(OMB)이 연방정부 산하 기관에 틱톡 앱을 삭제하라면서 30일의 말미를 주겠다고 했다”며 28일 이같이 보도했다.
크리스 델루샤 연방 최고정보보안책임자는 “이번 지침은 행정부가 미국인들의 보안·프라이버시와 디지털 인프라의 안전을 지키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이미 백악관을 비롯해 국방부·국무부·국토안보부 등은 틱톡 앱을 금지한 상태다. 이번 최후통첩으로 3월 말 이후에는 연방정부 산하기관 전체에서 틱톡 앱이 사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연방의회는 이에 앞서 지난해 12월 연방기관 직원들이 정부 소유의 기기에서 틱톡을 사용하지 못하도록 하는 법안을 통과시키고, 바이든 행정부에 이에 대한 시행명령을 60일 안에 내리도록 한 바 있다.
이후 일부 연방기관과 주 정부가 틱톡 사용을 금지했고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도 지난 23일 “사이버 공격에 악용될 수 있는 사이버보안 위협 및 행위로부터 보호하고자 집행위에 등록된 휴대용 기기에서 틱톡 사용을 금지한다”고 밝혔다.
브룩 오버웨터 틱톡 대변인은 “지난해 12월 연방정부 기기에서의 틱톡 사용 금지가 신중한 검토 없이 의회에서 통과됐고 이것이 세계 다른 정부들에 청사진이 되고 있다”며 “틱톡 금지는 정치극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캐나다 매체 내셔널 포스트는 이날 연방 정부가 공무원들에게 내려보낸 공문을 인용해 28일부터 정부에 등록된 모든 기기에서 틱톡 사용이 금지된다고 전했다. 이어 이는 틱톡의 데이터 수집 방식이 이용자들을 사이버 공격에 취약하게 만들 수 있다는 내부 검토 결과에 따라 정부 최고정보책임자가 정보 보안을 위해 내린 결정에 따른 것이라고 밝혔다.
캐나다의 사생활 보호 기관인 프라이버시 위원회도 틱톡의 개인 정보 보안 위험 여부에 대한 조사에 착수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틱톡은 캐나다 정부의 틱톡 금지에 대해 “이 같은 결정에 실망스럽다”며 “캐나다 정부는 이에 대한 논의를 위해 한 번도 연락해 온 적이 없다”고 밝혔다.
일본도 이미 정부 공용 스마트폰에서 틱톡 사용을 금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 정부 대변인인 마쓰노 히로카즈 관방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틱톡과 관련해 “정부 직원이 사용하는 스마트폰 등 공용 단말 중에서 기밀정보를 취급하는 기기를 대상으로 이용을 금지하고 있다”며 “다른 소셜미디어(SNS)의 이용도 금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마쓰노 관방장관은 “홍보 목적 등 기밀정보를 취급하지 않는 경우도 여러 위험을 충분히 검토한 뒤 이용 가능 여부를 판단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다만 사이버 보안 확보의 관점에서 “특정 국가를 대상으로 한 것은 아니다”라며 중국을 직접 겨냥한 조치는 아니라는 취지로 설명했다.
그러나 미국 일부에서는 틱톡을 금지해서는 안 된다는 요구가 나오고 있다. 인권단체 미국시민자유연맹(ACLU)은 조 바이든 대통령에게 틱톡 금지 권한을 부여하는 법안에 대한 연방하원 외교위원회의 표결을 앞두고 의회에 틱톡을 금지하지 말라고 촉구하고 나섰다.
ACLU는 “틱톡 금지는 자신을 표현하기 위해 틱톡을 사용하는 수백만 미국인의 수정헌법 제1조 권리(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이라며 국민들에게 검열에 맞서 싸우고 표현의 자유를 지지하도록 촉구하는 편지를 의원들에게 써달라고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