뱅크오브호프 탑100 유지…91위로 전분기서 한 계단 ↑
한인 은행들이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RB·연준)가 집계하는 미 전국 상업은행 순위에서 선전을 이어가고 있다. 경기침체가 우려되는 상황에서도 업계 평균을 넘어서는 자산 증가세로 상승 계단을 밞으면서 중국계 은행들을 바짝 추격하는 상황이다.
23일 연준에 따르면 최대 한인 은행 뱅크오브호프(행장 케빈 김)는 FRB가 지난해 4분기 통합 자산을 기준으로 집계한 미국 상업 은행 순위에서 191억5,900만달러로 91위를 기록했다. 이는 직전 분기(190억7,900만달러·92위) 대비 한 계단 상승한 것이다.
1년 전인 2021년 4분기 연준 상업 은행 집계에서 뱅크오브호프의 순위는 100위로 미국 전체 은행들 가운데 탑100에 올라섰는데 이를 계속 유지하며 성장을 거듭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지난해 쉽지 않은 경제 환경에서도 자산을 대폭 늘리면서 한 해 만에 아홉 계단 올라가는 좋은 성과를 거뒀다. 연준은 매 분기마다 자산을 기준으로 전국 상업 은행 순위를 발표한다.
다른 한인 은행들도 상승 흐름을 타고 있다. 한미은행(행장 바니 이)은 지난해 4분기 순위(175위)가 전분기(173위) 대비 소폭 하락했지만 1년 전(182위)과 비교하면 올라가 있는 상황이다. PCB뱅크(행장 헨리 김)의 경우 전 분기(401위) 대비 두 계단 오른 399위를 기록했고 오픈뱅크(행장 민 김)는 동률(452위)을 유지했다. US메트로(행장 김동일)도 751위로 상승 흐름을 타고 있다. 한인 은행들의 자산이 업계 평균과 비교했을 때 전반적으로 높은 상승세를 보인 결과다.
연준 은행 순위에서 한인 은행들은 중국계 은행들을 추격하는 상황이다. 중국계 선두 은행 이스트웨스트(EW) 뱅크의 경우 지난해 4분기 순위가 3분기와 같은 41위로 제자리걸음을 했다. 캐세이 뱅크는 83위에서 82위로 한 계단 상승했다. 자산증가율을 살펴보면 이스트웨스트의 경우 2.45%로 이번에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캐세이(0.45%)의 경우 규모가 비슷한 뱅크오브호프(0.42%)와 유사한 수준이다.
아시아계 은행을 넘어 미국 전체 금융환경을 살펴보면 대형 은행일수록 전체 자산 규모가 줄고 있다. 경기가 위축되는 국면이 금융기관을 중심으로 선반영된 결과로 분석된다. 선두 은행인 JP모건체이스의 경우 연준이 집계한 4분기 자산이 3조2,019억4,200만달러로 전분기(3조3,085억7,500만) 대비 3.2% 감소했다. 이외에 뱅크오브아메리카, 씨티뱅크, 웰스파고를 포함해 미국 4대 은행 모두 지난해 4분기 직전 분기 대비 자산은 줄어들었다.
숙제가 있다면 한인 은행들이 늘어난 자산을 안전하게 관리해야 한다는 점이다. 올해 경기가 둔화하는 만큼 각종 대출을 중심으로 자산 포트폴리오가 악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한 한인 은행 관계자는 “자산건전성 확보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게 금융업계의 중론”이라며 “한인 은행들이 지난해부터 부실 가능성을 평가 및 파악하고 선제적 대책을 세운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경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