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기지 금리 재급등에 지난주 신청건수 급락
부동산 시장을 좌우하는 모기지종합지수가 28년 만에 최저로 추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초 하락하던 모기지 금리가 최근 급반등한 결과로 회복 기대감이 조금씩 나타나는 부동산 시장에 찬물을 끼얹을 것으로 보인다.
모기지은행가협회(MBA)는 22일 지난주 모기지종합지수가 147.1을 기록해 전주 대비 18% 하락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한주 낙폭 기준 2015년 이후 가장 크고 지수 자체는 1995년 이후 최저로 떨어진 것이다. 모기지종합지수는 주택금융시장의 모기지 신청 건수를 기본으로 만들어지는 지수로 부동산 시장의 중요한 선행 지표로 여겨진다.
비싼 집값을 고려했을 때 모기지를 활용하지 않고 현금으로 주택을 구매하는 사람은 거의 없기 때문에 모기지 신청 변화를 통해 향후 부동산 시장의 활황·침체 여부를 알 수 있기 때문이다.
주택금융시장 환경이 악화한 것은 최근 모기지 이자율이 급등했기 때문이다. 30년 고정 모기지 금리는 지난해 하반기 7%를 넘어섰다가 이후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RB·연준)의 긴축 속도 조절로 하락세로 방향을 바꿔 연초 5.99%까지 떨어졌다.
그런데 최근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심각하고 고용 시장은 활황이라는 데이터가 연속해서 나오면서 연준이 다시 긴축의 속도를 높일 것이라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결과적으로 시장 바로미터인 국채 10년물 장기 금리가 오르면 30년 고정 모기지 금리도 MBA 집계에서 6.62%까지 치솟았다.
이처럼 다시 모기지 금리가 오르면서 지난주 모기지 신청건수가 다시 큰 폭으로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모기자은행협회에 따르면 지난주 전체 모기지 신청건수는 13.3%가 감소했으며 이중 주택구입용 신청은 168.1%나 떨어졌고 재융자도 2.2%가 하락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같은 하락세는 지난 1995년 이후 최저 기록이다.
모기지 시장 악화는 최근 일부 시장 참여자들을 중심으로 제기되는 부동산 회복 기대감과 반대되는 것이다. 전미부동산중개인협회(NAR)에 따르면 지난 1월 기존 주택 판매는 400만채로 전월 대비 하락폭이 0.7%로 12월(-2.1%) 대비 크게 떨어져 부동산 시장이 바닥을 다진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왔다. 하지만 주택 시장에 선행하는 성격을 갖는 모기지 시장의 침체가 이어지는 모습이 나타나면서 수요 회복은 기대하기 힘들어졌다.
올해도 주택시장 전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연준의 행보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날 발표된 지난 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의사록에서 연준은 3월 FOMC의 0.25% 포인트 기준 금리 추가 인상을 예고했는데 강도가 더 세질 경우 모기지 금리도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조엘 칸 MBA 부회장은 “현재 금리는 인센티브를 제공하기에는 너무 높아서 주택 수요자들은 시장에 참여하지 않고 있다”며 “앞으로도 금융시장의 올라간 이자율이 주택 시장 신규 진입을 막는 현상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경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