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주 영상 15도, 로체스터시 누적 적설량 77년만 최저…겨울 스포츠족 '울상'
북부·서부에는 강풍주의보…23일까지 일부 지역 강설량 61㎝에 달할 듯
동부에서 영상의 기온에 시민들이 겨울 외투를 벗어 던지고 일광욕을 즐기는 이상고온이 이어지는 가운데, 북부와 서부에서는 눈보라를 동반한 강풍으로 기록적인 추위가 닥치면서 대조적인 모습이 나타났다.
21일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동부 뉴욕주 뉴욕시에서는 일부 시민들이 공원에서 팔과 다리를 내놓은 채 햇볕을 즐기는 모습이 포착됐다.
기온이 영상 15도를 기록한 지난 16일 오후 뉴욕시 센트럴파크에는 겨울 외투를 입지 않은 채 햇살을 즐기러 공원에 찾은 시민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민소매와 반바지 차림으로 음악을 들으며 그림을 그리던 셀레스틴 세르반테스(22)는 "날씨가 좋아 피부를 내놓고 있다"고 말했다.
'따뜻한 겨울'은 추위를 싫어하는 사람들에게는 희소식이지만, 겨울 스포츠를 즐기거나 겨울 특수를 누려야 하는 사업가들에게는 재앙이라고 NYT는 전했다.
뉴욕주 조지 호수 지역에 오랫동안 거주하며 겨울 축제를 열어온 낸시 니컬스는 "올해 겨울은 이제껏 본 것 중 가장 미친 겨울"이라며 "일반적으로 겨울은 영하 17도여야 하는데, 갑자기 티셔츠를 입는 날씨로 변했다"고 말했다.
얼음낚시 대회나 눈썰매 행사도 줄줄이 취소됐다.
뉴욕주의 에디론댁 산맥에서 스노모빌 체험장을 운영하는 마크 메이어는 "작년 같은 기간보다 매출이 80∼90% 줄었다"며 "16개 객실 중 2개만 찼고, 예약도 계속 취소되는 상황"이라고 울상을 지었다.
실제로 올해 뉴욕주의 많은 지역은 적설량 부족이 심각한 수준이다. 일례로 뉴욕주 로체스터시의 지난달 누적 적설량은 23㎝가 채 되지 않았는데, 이는 1946년 이후 최저라고 NYT는 전했다.
스콧 브랜디 뉴욕 스키무역협회 스키 에어리어즈 회장은 스키장을 운영하기 위해 조설기를 사용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 됐다며 "자연 강설량을 고려해 사업을 운영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따뜻해진 날씨 때문에 뉴욕주 스키장 50곳을 방문한 손님이 작년보다 10∼25% 감소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올해는 솔직히 힘든 겨울이었다"고 말했다.
봄을 연상케 하는 동부와 달리 북부와 서부에서는 폭설을 동반한 강풍이 휘몰아쳤다고 21일 로이터통신, 악시오스 등이 전했다.
미 국립기상청(NWS)은 북부와 서부에 눈보라와 강풍주의보를 발령했는데, 이날 기준 NWS의 주의보나 경보 대상이 된 미국인은 6천만 명에 달한다.
일부 지역에서는 21∼23일 강설량이 61㎝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시속 97㎞의 강풍도 불 것으로 예상된다.
NSW는 북부 평원과 중서부 일부 지역에 시간당 5㎝ 이상의 눈이 내리고 돌풍이 불어 여행이 어렵거나 불가능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중북부에 위치한 미네소타주 교통부는 트위터를 통해 "작업자들이 미네소타주 전역에서 제설 작업을 할 것이나 이번 폭풍은 여느 때와 상황이 다르다"며 "강풍을 피해 집에 머물 수 있으면 집에 머물라"고 밝혔다.
지난 주말 시작된 폭풍의 여파로 서부 캘리포니아주에서는 폭우가, 시에라네바다 산맥에는 폭설이 각각 내렸다. 폭풍은 21일 북동쪽으로 이동해 몬태나주와 다코다주를 포함함 북부 로키산맥 고지대 평원에도 영향을 미쳤다.
폭풍은 22일 늦은 시각부터 23일 사이에 북동부 뉴잉글랜드 지역으로 이동해 이 지역에 폭설과 함께 어는 비가 내릴 것으로 보인다. 어는 비는 빗방울이 지표면 또는 비행 중인 항공기 표면에 닿으면서 얼어붙는 비를 말한다.
메릴랜드주 NWS 예보센터 예보관 프랭크 페레이라는 뉴잉글랜드 지역에 속하는 뉴햄프셔주, 버몬트주, 메인주에 30㎝ 이상의 눈이 내릴 수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