팁도 15% 청구는 옛말, 18~25% 요구가 현실
코로나발 역대급 인플레이션으로 식당 가격도 많이 오른 상황에서 팁과 발렛비용 등에 부담을 느끼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고 CBS-TV가 최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15% 팁은 옛말이고 지금은 18%, 20%, 심지어 25%까지 요구하고 있다.
특히 팬데믹 이후 많은 식당과 카페들이 주문한 후 바로 결제를 하는 전자결제 시스템을 도입했는데 전자기기에 팁을 18% 이상부터 선택 가능하게끔 만들어서 고객들이 부담해야 할 팁 금액이 높아졌다. 이전에는 계산대 옆에 비치된 팁 병에 고객들이 자유롭게 현금 팁을 낼 수 있었지만 지금은 결제부터 바로 팁을 요구하고 있어 당황하거나 불쾌감을 토로하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는 것이다. 생각할 시간도 없이 엉겁결에 팁을 요구받아 부담을 느낀다는 한인들도 많다.
전문가들은 전자 결제 시스템이 팁을 내야하는 사회적 압박을 강화해서, 고객들이 더 많은 팁을 내게 끔 유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과거에는 팁을 요구하지 않았던 카페, 빵집 등에서도 팁을 최대 30%까지 요구하는 경우도 발생했는가 하면, 계산서를 받아 보니 이미 18%의 팁이 자동으로 포함돼 있는 경우도 나타났다. 일각에서는 팁이 높아진 현상을 두고 ‘팁’과 ‘인플레이션’을 합쳐 ‘팁플레이션’이라고 일컫기도 한다.
한인타운에서 직장생활을 하는 한인 이모씨는 “과거에는 팁을 15% 낼 수 있었는데, 요즘에는 팁이 최소 18%부터 시작된다”며 “수입은 고정됐는데 모든 생활비가 오르는 상황에서 외식을 줄일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피자를 픽업하기 위해 온라인 주문을 넣는 상황에서도 팁을 추가하라는 메시지가 뜨는 사례도 있었다. 한 틱톡 사용자는 ‘피자 픽업에 20% 팁을 요구하는 건 말도 안된다’고 항의하는 영상을 게시했는데, 해당 영상은 100만뷰 이상을 기록했다.
한인 이자현(37)씨는 “요즘에는 주로 투고로만 식당 음식을 사다 먹는데, 계산하면서 팁을 주지 않을 때 굉장히 직원의 눈치가 보인다”면서 “사실 투고할 때 팁을 낼 의무는 없는데, 왜 눈치를 봐야하나 억울하기도 하다”고 토로했다.
반면 요식업계는 식당 종업원들이 최저 임금을 받는 상황에서 고객들의 팁이 주요 수입원이라며 이해를 구했다. 그나마 가주의 경우 팁을 받은 식당 종업원들도 다른 업종과 같이 해당 카운티나 시정부가 명시하는 최저 임금을 똑같이 지불해야 해서 그나마 상황이 나은 편이다. 반면 주로 미 남부 등 20여개 주는 팁을 받는 종업원들에게 합법적으로 더 낮은 임금을 지불해도 된다.
이처럼 고객들이 팁을 기피하는 태도는 ‘팁 불황’(Tipping Recession) 현상으로 분석되기도 한다. 일부 고객들은 일부러 팁을 내지 않고 자리를 뜨거나, 18% 이상 팁을 계산서에 포함시킨 식당을 상대로 환불을 요구하기도 했다.
크레딧카드닷컴이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팬데믹 이후 팁을 줘야 하는 식당을 방문하는 고객 수는 2019년 77%에서 2022년 73%로 감소했다.
<석인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