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 생명줄 콜로라도 강을 지켜라
서부지역 총 4,000만명에 달하는 인구의 상수원인 콜로라도강이 가뭄 등 기후변화의 영향으로 말라가며 바닥을 드러내고 있어 주민들의 생명줄인 식수원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콜로라도강 상수원을 사용하는 주 정부들이 자체적인 물 절약 방안을 곧 내놓지 않는다면, 사상 최초로 연방정부가 주 정부의 물 사용을 강제로 제한하는 조처 발동을 예고하는 등 콜로라도강의 물 공급 해법을 놓고 주 정부와 연방정부의 갈등도 깊어지고 있다.
LA 타임스(LAT)는 지난달 31일 ‘위기의 콜로라도강’이란 제목의 6면 특집섹션을 통해 북미 지역에서 4,000만명의 수자원 역할을 하는 콜로라도강에 닥친 환경 변화와 이를 둘러싼 주 정부와 연방정부 간 고민과 갈등을 보도했다. 앞서 뉴욕타임스도 지난달 27일 콜로라도강 비상 사태를 특집보도했다.
콜로라도강은 캘리포니아와 애리조나, 네바다, 콜로라도, 뉴멕시코, 유타, 와이오밍 등 7개 주에 수자원을 공급한다. 규모로는 미국 최대의 수자원이다. 미 서남부에 전기를 공급하는 후버댐도 콜로라도강에 설치된 발전시설이다.
콜로라도주부터 멕시코까지 약 1,450마일을 흐르는 이 강의 수자원을 공평하게 사용하기 위해 지난 1922년 물 사용에 대한 협정을 맺고 각 주가 사용할 수 있는 물의 총량을 제한했다. 이후 1944년 멕시코의 수자원 사용을 보장하는 내용이 추가된 협정에 따라 매년 미 서부 7개주와 멕시코가 사용할 수 있는 물의 총량은 1,650만 에이커피트(1에이커 피트=123만L)다. 콜로라도, 와이오밍, 유타와 뉴멕시코 주가 750만 에이커피트, 캘리포니아, 애리조나와 네바다 주가 750만 에이커피트, 멕시코가 150만 에이커피트를 각각 배정받았다.
문제는 콜로라도강의 수량이 매년 1,500만 에이커 피트에 불과하기 때문에 각 주의 수요를 충족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과다한 수요로 수위가 낮아지고 있던 콜로라도강은 최근 기후변화로 인한 가뭄이 계속되면서 바닥을 드러낼 정도가 됐다. 이 지역 평균 기온이 1970년 이후 무려 3도나 높아지면서 지난 22년간 가뭄이 이어지고 있는데 이는 지난 1,200년간 최악의 가뭄이라는 분석이다. 최근 수십년간 콜로라도강의 수량은 이전 평균의 60~80% 수준에 불과했다.
지난해 여름 후버댐에 물을 공급하는 인공호수 레이크 미드의 수위는 역대 최저인 1,040피트까지 내려갔다. 만약 수위가 950피트까지, 즉 지난 여름보다 90피트만 추가로 하락한다면 후버댐의 발전 자체가 중단될 수 있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콜로라도강의 물 공급 해법을 놓고 주 정부와 연방정부의 갈등이 깊어지고 있다. 주 정부들이 자체적인 물 절약 방안을 내놓지 않는다면, 사상 최초로 연방정부가 주 정부의 물 사용을 강제로 제한하는 조처를 발동하게 된다.
여기에 농업계도 가세, 주민들에 대한 수돗물 제한을 통해 농업지대에 대한 충분한 물 공급이 우선시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멕시코 정부도 가뭄 사태가 자국의 물 공급에 미칠 영향을 우려하고 있다. 가히 콜로라도 강 가뭄사태가 미국은 물론 국제적인 문제로 비화되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해 6월 연방정부 내무부 산하 간척국(BOR)은 각 주 정부에 자체적으로 물 사용을 제한하는 조치를 올 1월말까지 마련해달라고 요청하며 해결책 제시를 압박했다.
물 사용을 줄여 강의 수위를 높이겠다는 취지였지만, 주 정부들은 자체적인 조치를 마련하지 못했다. 수자원 절약 필요성에 대해선 모두 공감하지만, 현실적으로 물 사용을 대폭 감축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서로 다른 주들이 더 많이 사용량을 줄여야 한다며 타주에 책임을 떠넘기는 상황이다.
콜로라도강에서 가장 많은 물을 사용하는 캘리포니아의 경우 현재 물 사용량에서 20%를 감축하겠다고 제안한 상태다. 그러나 캘리포니아는 연방정부가 그 이상 물 사용을 제한한다면 소송에 나서겠다는 입장이다.
<조환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