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DA 새 지침 공개…여론 수렴 후 규정 변경 계획
1980년대 에이즈(AIDS·후천성면역결핍증) 위기 당시 미국에 도입됐던 동성·양성애자에 대한 차별적인 헌혈 제한 규정이 사라질 전망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7일 식품의약국(FDA)이 헌혈 희망자가 사전에 제출하는 설문지에서 동성·양성애자에 대한 별도의 질문을 삭제하는 내용의 새로운 지침을 공개했다고 보도했다.
현재 미국에서 동성·양성애자가 헌혈을 하려면 '지난 3개월간 새로운 파트너와 항문성교를 한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 답을 해야 한다.
이 질문 내용에 해당할 경우 헌혈이 금지된다.
미국은 헌혈을 통한 인체면역결핍바이러스(HIV) 전염을 막기 위해 1980년대에 동성·양성애자의 헌혈을 전면 금지했다.
그러나 2015년 FDA는 헌혈 직전 1년간 성관계를 하지 않은 동성·양성애자에 대해 제한적으로 헌혈을 허용하도록 규정을 수정했고, 최근 기간이 3개월로 단축됐다.
FDA는 향후 60일간 새 지침에 대한 여론을 수렴한 뒤 최종적으로 헌혈 제한 규정을 변경할 예정이다.
환자 권익단체인 HIV+간염정책연구소의 칼 슈미드 대표는 "동성애자에 대한 무조건적인 차별의 시대에 마침표가 찍힌다는 점에서 역사적인 결정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동성·양성애자에 대한 헌혈 제한이 사라지더라도 HIV 보균자나 약물 사용자 등은 앞으로도 헌혈이 금지된다.
또한 헌혈 센터는 모든 혈액에 대해 HIV나 다른 바이러스가 검출되는지 확인해야 한다.
한편 캐나다와 영국은 미국에 앞서 동성·양성애자에 대한 헌혈 제한 규정을 폐지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