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룸버그 인텔리전스 전망… “중국 성장률 6.3% 가능, 정책금리 > 인플레이션 때 연준 금리인상 중단할 듯”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공격적 금리 인상 등으로 내년 경기침체 우려가 점차 커지는 가운데 미국 경제가 연착륙에 성공할 수도 있다는 낙관적인 전망이 나왔다.
25일 블룸버그 산하 연구소인 블룸버그 인텔리전스(BI)의 내년 세계 경제 전망에 따르면 애나 웡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미국 물가상승률이 서서히 하락해 내년 말에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3.5%, 근원 CPI는 3.8%까지 떨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면서 연준이 기준 금리를 내년 1분기에 5%까지 올리고 연말까지 이 수준을 유지한 뒤 2024년 1분기에 마침내 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관측했다.
지난 14일 연준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50%포인트 인상했다. 미국 기준금리는 4.25∼4.50%로 15년 만에 최고 수준이 됐다. 그간 연준의 공격적 기준금리 인상으로 미국 경기후퇴가 불가피하다는 우려가 팽배한 상황이다.
웡 이코노미스트는 경기후퇴가 온다면 내년 3분기가 될 것이며, 내년 2분기 미국의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0.9% 감소하고 실업률은 4.5%까지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했다. 다만 내년 경기후퇴가 정해진 결론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여러 조건이 갖춰진다면 이를 피해 미국 경제가 연착륙을 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중국의 ‘위드 코로나’ 과정에서 경제 성장이 둔화하고 수요가 감소해 원자재 가격이 내려간다면 미국 물가상승률도 급격히 하락하게 될 것이라는 예상이다. 이 경우 현재로서는 예상하기 힘든, 내년 연준의 금리 인하 시나리오로 이어질 수 있다.
경기후퇴 자체가 변수가 될 수도 있다. 경기후퇴 정도가 너무 심하면 연준이 대내외 압박에 못 이겨 결국 금리를 인하하게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아울러 중국의 ‘제로 코로나’ 중단이 내년 중국 경제 성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미지수인 상황에서 BI는 위드 코로나로의 전환이 내년 중반까지 완료된다면 5% 이상의 경제성장률을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앞서 월가 투자은행(IB) JP모건체이스는 내년 중국 경제성장률을 4%로 예상하면서 만약 위드 코로나가 잘 준비된 상태에서 질서 있게 이뤄진다면 최고 5.3% 성장도 가능하다고 전망했다.
하지만 영국 IB 바클리스를 포함한 많은 금융기관은 중국의 내년 성장률이 4%에 못 미칠 것으로 예상하는 등 여러 관측이 나오고 있다. 창 수 블룸버그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내년 3분기까지 위드 코로나로의 전환이 이뤄지면 중국 경제 성장률이 5.1%, 1분기까지 이 목표가 달성되면 6.3%까지도 가능할 것으로 추정했다.
그러나 중국의 높은 경제 성장률은 미국 등 다른 국가에 물가 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 창 수 이코노미스트는 “전 세계 국가들에 중국의 높은 성장률은 원자재 가격을 높이면서 (호재와 악재가 뒤섞인) ‘혼합된 축복’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와 관련 주요 투자은행(IB)들은 연준의 정책금리가 인플레이션을 웃돌게 되는 5% 초반 수준에서 금리 인상이 종료될 것으로 예상했다.
한은 집계에 따르면 이번 금리 인상기 연준의 최종 정책금리(상단기준) 수준으로 5.25%를 예상한 IB가 전체의 절반인 5곳이었고, 5.00%와 5.50%가 각각 2곳이었다. 1곳은 최종 정책금리 수준이 4%대 후반(4.75%)일 것으로 예측했다.
이러한 연준의 최종 정책금리 도달 시기로 내년 3월을 예상한 곳이 5곳으로 가장 많았고, 4곳은 5월로 예상했다. 2월 중 최종금리에 도달할 것으로 예상한 곳은 1곳에 그쳤다.
IB 10곳 중 8곳이 내년 중 미국 경제의 침체를 예상하는 가운데 10곳 중 6곳은 연준이 연말께 금리 인하에 나설 것으로 내다봤다. 반면 10곳 중 4곳은 연준이 내년 말까지는 금리를 인하하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 경제가 짧고 약한 침체를 겪는 가운데 연준의 과소 긴축에 대한 경계감이 겹치면서 섣불리 금리 인하에 나서지 않을 것이란 설명이다. 한은은 “연준의 최종 정책금리는 인플레이션이 추세적으로 하락해 정책금리를 밑도는 시점에서 결정될 가능성이 있다”면서 “내년 중 금리 인하 여부와 관련해서는 노동시장 둔화 속도가 중요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