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티그룹 CEO 등 경고 “1~3분기 마이너스 성장, 가벼운 침체이길 바랄 뿐”
세계적 경기후퇴가 다가오고 있다는 경고의 목소리가 월가 거물들로부터 잇따라 나오고 있다.
제인 프레이저 씨티그룹 최고경영자(CEO)는 세계 각국이 경기후퇴에 들어가고 있으며 미국도 내년 하반기에 경기후퇴를 겪을 가능성이 있다고 7일 밝혔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프레이저 CEO는 이날 뉴욕에서 골드만삭스 그룹이 주최한 투자자 콘퍼런스에서 유럽은 이미 경기후퇴에 빠졌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유럽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한 에너지 위기에서 회복하는 데 수년이 걸릴 것으로 예상했다. 또 미국 소비자들은 다른 나라보다 양호한 상태지만, 미국 상황도 이미 안 좋아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물가를 잡기 위한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공격적인 기준금리 인상의 결과로 지금껏 잘 버티던 소비 지출도 조만간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US뱅콥의 앤디 체체리 CEO도 소비지출이 변곡점에 다다른 것 같다면서 소비자 지출이 줄어들기 시작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의 브라이언 모이니핸 CEO는 올해 들어 소매 결제액이 11% 증가하면서 4조달러에 근접하고 있지만, 지난달에는 자사 크레딧카드의 지출액 증가율이 5%에 그쳤다고 전했다.
또한 소비자 예금잔고도 줄어들기 시작했다면서 내년 약한 경기침체를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모이니핸 CEO는 미국 경제가 내년 1∼3분기에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한 뒤 4분기에 소폭 반등할 것으로 전망했다.
찰리 샤프 웰스파고 CEO도 경기둔화가 일어나고 있다는 데 의심의 여지가 없다면서 내년 경기침체에 빠지겠지만 비교적 가벼운 경기침체이길 바라고 있다고 밝혔다. 샤프 CEO는 모든 소비자와 기업이 경기침체로 인해 동일한 영향을 받진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항공이나 크루즈, 엔터테인먼트 기반 산업보다는 내구재 산업이, 부유층보다는 저소득층이 더 큰 영향을 받을 것이고 설명했다.
JP모건체이스 소비자금융 부문 공동 CEO인 메리엔 레이크는 내년부터 실업률이 상승해 2024년에는 5%까지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면서 이로 인해 내년 말쯤에 미국 경제가 단기간 약한 경기후퇴 국면을 맞을 수 있다고 관측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