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이스, 크레딧·대출기준 완화…내년부터 전국서 확대 시행
미국 최고 은행인 JP모건체이스가 소수계 인종 우대 대출을 확대하기로 했다. 당장 내년부터 융자를 승인할때 크레딧 점수 기준과 각종 대출 조건이 완화될 예정인데 스몰비즈니스를 운영하는 한인들에게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7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JP모건체이스는 소수계 인종 스몰비지니스 대출을 확대하는 프로그램을 내년 전국적으로 시행할 예정이다. 그동안 은행은 소수 민족이 다수 거주하는 텍사스주 달라스, 미시간주 디트로이트,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에서만 관련 프로그램을 시범 운영해 왔는데 이제 50개주 전체로 적용 범위를 넓히는 것이다.
WSJ에 따르면 JP모건체이스는 이번 프로그램이 성공적으로 정착되면 최종적으로 2023년부터 5년 동안 약 10만개의 신규 대출을 확대하는 결과를 낳을 것으로 보고 있다.
소수계 인종 대출 확대 프로그램은 신용 점수가 낮은 스몰비즈니스 사업자들에게 기회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WSJ에 따르면 JP모건체이스는 내년 대출 절차를 개편하면서 신용 점수 외에도 대출자의 사업 운영 방식에 관한 요구 사항을 개편해 소수민족의 융자가 원활하게 이뤄지도록 바꿀 계획이다. 이와 관련해 벤 월터 JP모건체이스 비즈니스뱅킹책임자는 “이는 결과적으로 대출 수요자들 사이에 존재하는 격차를 좁히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JP모건체이스의 결정이 주목 받는 것은 그동안 미국 내 금융기관에 공공연하게 존재한 ‘유리천장’을 깰 수 있기 때문이다. WSJ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유색인종이 소유한 스몰비즈니스 기업은 자금 조달을 신청했을 때 은행 승인을 받을 확률이 백인 소유 기업의 50%에 불과했다. 같은 수준의 크레딧을 보유하고 있더라도 다양한 문화적 장벽을 통해 금융기관들이 소수계 인종에 불리한 융자를 해왔기 때문이다.
한인들 입장에서도 JP모건체이스의 정책 변경은 기회가 된다. 특히 JP모건체이스는 자산 기준 미국 내 최고 금융기관으로 많은 한인들이 주거래은행으로 활용해 왔기 때문에 대출 프로그램 확대 수혜도 더 누리기 쉬울 것으로 기대된다. JP모건체이스에 앞서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커뮤니티어포더블론솔루션’이라는 이름의 소수 인종에 특혜를 주는 모기지 상품을 출시하기도 했는데 다른 은행들로 이러한 흐름이 번져나갈 가능성도 있다.
다만 한인 은행 입장에서는 주류 은행들의 소수계 인종 정책이 달갑지 않을 수 있다. 기존 한인은행 금융 수요자들을 대상으로 마케팅을 하는 것이기 때문에 고객을 빼았길 수 있기 때문이다.
주류 은행들이 소수계 인종 대출을 확대하는 이유도 생각해봐야 한다. 올해 들어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RB·연준)의 기준 금리 인상으로 대출 수요가 줄어들자 은행의 수익성을 높이기 위해 정책을 시행하는 측면도 있기 때문이다.
<이경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