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까지 $3,750 할인혜택, 점유율 76% → 11월 60%
세계 최대 전기차 업체 테슬라가 미국에서 이례적으로 할인 공세에 나섰다. 올해에만 수 차례 가격 인상에 나섰던 테슬라가 상반된 행보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이는 인플레이션방지법(IRA) 발효로 현지 전기차 시장에 지각변동이 일어나면서 점유율을 되찾기 위한 방안으로 풀이된다.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는 만큼 현대차 그룹은 전기차 전용공장 완공 전에도 현지 생산 모델을 늘리는 데 속도를 낼 것으로 관측된다.
테슬라는 이달 들어 모델3나 모델Y를 구매하는 미국 고객을 대상으로 3,750달러의 할인 혜택을 연말까지 제공하기로 했다.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가 그동안 신차 할인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자주 언급한 만큼 이례적인 행보로 분석된다.
테슬라가 할인을 시작한 건 주문 취소가 증가했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외신들은 설명했다. 올해 8월 IRA 발효 이후 북미산 전기차는 최대 7,500달러의 보조금을 받을 수 있게 됐지만 테슬라는 연간 20만대 한도에 막혀 연말까지 보조금을 받지 못하는 상황이다. 이에 자체 할인을 통해 정부 보조금을 받지 못하는 고객의 주문 취소를 막겠다는 얘기다.
경쟁 업체들의 약진도 테슬라의 할인 공세의 배경으로 꼽힌다. 미국 전기차 시장에서 테슬라 점유율은 올해 1분기만 해도 76%에 달했지만 지난달 60%에 그쳤다. 반면 포드는 4.5%에서 9%로 뛰었으며 폭스바겐도 4.5%에서 6%로 상승했다.
북미에 전기차 전용공장이 없는 현대차그룹도 IRA의 영향을 받고 있다. 현대차 전기차 모델인 아이오닉5 판매량은 10월 1,579대에서 지난달 1,191대로 24.5% 줄었으며 기아 전기차인 EV6도 같은 기간 1,186대에서 641대로 46% 감소했다.
현대차그룹은 2025년에야 전기차 전용공장을 미국에 완성할 예정인 만큼 대응책 마련에 속도를 내고 있다. 우선 현대차는 앨라배마주 공장에서 이달부터 제네시스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GV70 전동화 모델’을 생산하기로 했다. 이 모델은 미 정부의 보조금 승인을 기다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기아의 기존 조지아 공장에서도 전기차 혼류생산이 검토되고 있다. 기아는 2024년 현지 생산 계획인 EV9과 함께 EV6도 미국에서 생산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차그룹이 인센티브를 강화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경쟁 업체들이 새롭고 저렴한 전기차 모델을 잇따라 출시 예고하고 있기 때문이다. 연방 에너지부에 따르면 이미 전기차 보조금을 받을 수 있는 2023년형 모델이 13개에 달한다. 업계 관계자는 “내년부터 경기침체가 본격화하면 잘 나가던 전기차 수요도 감소할 가능성이 상당하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