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후퇴 우려·OTT 손실 부담에 비용절감 가속
워너브러더스 디스커버리, 파라마운트 글로벌 등 미국 주요 미디어 기업들이 광고시장 침체와 경기둔화 우려 등으로 비용 절감과 감원에 착수했다.
이들 기업이 최근 몇 년간 스트리밍 서비스에 거액을 투자했으나 수익으로 돌아오지 않고 있는데다 전통적 방송사·케이블TV들은 지속적인 이용자 감소로 어려움을 겪으면서 구조조정 움직임이 나오고 있다고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4일 보도했다.
특히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 이후 크게 증가했던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가입자 수도 최근 감소세로 돌아섰다.
월트디즈니와 워너브러더스 디스커버리, 파라마운트 3사의 경우 3분기에 OTT로만 총 25억달러의 손실을 입고 비용 절감에 나서고 있다.
CNN의 모회사인 워너브러더스 디스커버리는 지난주 감원에 착수했으며, CNN의 자매사인 HLN도 비용절감 차원에서 생방송 프로그램을 중단한다.
앞서 지난 4월 HBO맥스, 디스커버리 플러스(+), 워너브러더스와 CNN 등을 소유한 워너브러더스 디스커버리는 합병에 따른 대출 부담을 줄이기 위해 1천 명 이상의 직원을 감원한 바 있다.
OTT 업체들은 경기둔화와 함께 대규모 투자를 해온 미국 내 스트리밍 시장이 성숙단계에 진입해 경쟁이 치열해지는 등 이중고를 겪고 있다.
넷플릭스는 10년 만에 처음으로 구독자 수가 감소하면서 올해 이미 400명을 감원했다.
디즈니도 스트리밍 서비스로 최근 분기에만 15억달러의 손실을 기록한 뒤 최고경영자(CEO) 밥 체이펙을 해고하고 과거 15년간 디즈니를 이끌었던 밥 아이거 전 CEO를 복귀시켰다.
아이거는 복귀 후 직원들과의 첫 타운홀 미팅에서 디즈니가 스트리밍 서비스 분야에서 가입자 대신 수익에 우선순위를 둘 것임을 천명했다.
미디어그룹 컴캐스트의 NBC유니버설도 감원에 착수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파라마운트 글로벌은 최근 CBS의 엔터테인먼트 분야를 구조조정 하면서 선임 임원 2명을 내보내고, 파라마운트 광고 영업 부문과 CBS·파라마운트의 제작 부문에서도 감원을 진행 중이다.
이밖에 USA투데이 등 260여개 일간지를 발행하는 가넷은 올해 초 400명을 감원한 데 이어 지난 1일 추가로 200명에 대한 구조조정에 착수했으며, 워싱턴포스트는 지난달 30일 일요판 발행을 중단, 결과적으로 일자리 10개를 줄였다.
미 공영라디오 NPR은 지난달 30일 경기침체로 법인 후원이 줄어 올해 한 해 1천만 달러(약 129억원)의 예산을 줄이고 고용을 동결해야 한다고 밝혔다. NPR는 감원하지 않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덧붙였다.
인기 드라마 '워킹데드'와 '배터 콜 사울'로 유명한 AMC 네트웍스는 지난 29일 케이블TV 손실을 만회하고 스트리밍 서비스 투자를 위해 200명을 감원한다고 발표했다.
미국 최대 스트리밍 장비업체로 자체 스트리밍 서비스 로쿠 채널 등에서 광고를 해온 로쿠는 지난달 광고주들이 경기후퇴 우려로 4분기 광고 지출을 줄이고 있다면서 직원 200여 명을 감원한다고 발표했다.
한편 이 같은 감원 움직임과 반대로 미 노동부는 지난 2일 정보 분야 일자리가 올해 들어 11월까지 5% 성장세를 기록해 전체 노동시장보다 배 이상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WSJ은 이에 대해 기업들의 구조조정 발표와 실제 감원 사이에 시차가 발생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또 고용시장은 안정적인데도 기업들이 최근 경기침체 우려가 제기되는 분위기 등을 이용해 선제적으로 구조조정에 나서고 있는 것이라고 WSJ은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