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가 중국의 2.6배
전 세계적으로 인기몰이를 하는 전기자동차 테슬라 차량 가격이 세계 나라별로 가장 싼 곳과 비싼 곳 사이에 최대 2.5배 이상 차이가 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블룸버그통신이 테슬라 웹사이트에서 모델Y의 국가별 가격을 조사한 결과, 싱가포르에서는 차량 가격만 14만2,471 싱가포르달러(약 10만3,400달러)로 전 세계에서 가장 비쌌다. 특히 자동차 소비세와 등록비 등을 합친 모델Y 구매 총비용은 차량 가격의 두 배에 이르렀다.
이에 비해 중국에서는 지난달 가격 인하까지 이뤄져 미국 내 소매가격의 절반을 살짝 넘는 28만8천900 위안(약 4만 달러)부터 살 수 있어 전 세계에서 가장 저렴한 것으로 나타났다. 싱가포르의 모델Y 가격이 중국의 2.55배에 이르는 셈이다.
도시국가인 싱가포르에서는 차량 소유가 제한되기 때문에 테슬라 구매 비용이 아파트 구매비와 거의 맞먹는다고 블룸버그는 설명했다. 싱가포르에서는 10년간만 유효한 차량 소유 허가증을 얻기 위해서는 한 달에 두 차례 열리는 허가증 경매에 참여해야 한다.
테슬라의 11월 허가증 가격은 사상 최고 수준인 11만6,577 싱가포르달러(약 8만4,600달러)에 달해 차량 가격과 비슷했다.
하지만 세계 최대 전기차 시장인 중국에서는 현지 전기차 업체인 비야디 등과 경쟁이 치열해 싱가포르와는 완전히 다른 양상을 보인다. 중국 전기차 시장에서 연초부터 지난 7월까지 비야디 등 중국 업체들이 전체 판매량의 거의 80%를 차지했다고 승용차시장정보연석회(CPCA)는 전했다.
이에 테슬라는 중국에서 지난달 차량 가격을 인하하고 신차구매 고객에 대한 보험료 보조금 지원 확대, 이용자 소개 프로그램 재개에 이어 현지 TV 광고까지 하고 있다. 이런 움직임은 차량 구매 후 인도받을 때까지의 대기시간이 올해 초 22개월에서 최근 1주일로 줄어드는 등 테슬라의 중국 내 판매가 정점을 지나 하락세를 보이는 가운데 나온 것이다.
모델Y의 한국 가격도 7만1,475달러로 블룸버그가 집계한 42개국 중 6번째로 고가였으며, 중국보다 약 76.9% 높았다. 이와 함께 테슬라 주요 시장인 미국과 유럽에서도 추가 가격 인하 가능성이 점쳐진다고 금융정보업체 모닝스타는 전망했다.
이 회사의 세스 골드스타인 주식 투자전략가는 “내년에 경기가 둔화한다면 원자재 가격이 내려가면서 투입비용도 하락할 것이기 때문에 테슬라를 포함해 자동차 업체들이 수요를 늘리기 위해 가격을 인하할 것”이라고 말했다.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도 올해 초 이와 유사한 전망을 한 적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