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 은행들 고금리 CD 전쟁
한인 은행들의 고금리 양도성 예금증서(CD) 프로모션 경쟁이 가속화하고 있다. 최근에는 이자율이 변동되는 ‘스텝업 CD’가 잇따라 출시되고 있는데데 상품 특성상 시장 금리와 연동돼 있기 때문에 연방준비제도(FRB·연준)의 긴축 행보 등 경제 상황이 향후 판매 전쟁에서 은행들의 희비를 엇갈리게 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인 은행 업계에 따르면 최근 뱅크오브호프에 이어 CBB뱅크와 US메트로 은행이 스텝업 CD 상품을 새로 출시했다. 세 은행이 출시한 스텝업 CD는 모두 월스트리트저널 프라임 레잇(WSJ Prime Rate)에 맞춰 분기마다 이자율이 변동되는 상품이다.
올해 들어 연준이 4번 연속 ‘자이언트 스텝’(0.75% 포인트 기준 금리 인상)을 하는 등 긴축 속도가 매우 빠른 상황에서 높은 이자 수익을 노리는 고객들의 요구도 충족시키고 영업 안전성을 높이는 차원에서 예금을 늘리고 있는 것이다.
주목할 점은 스텝업 CD 상품의 특성이다. 스텝업 CD 금리의 기준이 되는 프라임 레잇은 상업 은행이 신용도가 높은 고객에게 부과하는 여신 금리를 의미하는데 다른 모든 시장 금리의 기초가 된다.
중앙은행인 연준이 기준 금리를 조정하는 상황에서 올해 프라임 레잇 역시 매우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다. 현재 WSJ 프라임 레잇은 7%로 올해 2월(3.25%) 이후 1년도 지나지 않아 두 배가 넘게 상승했다. 당시에도 한인은행에 같은 조건의 스텝업 CD 상품이 있었다면 가입 고객들은 이자율 상승 혜택을 누릴 수 있었던 것이다.
다만 지금은 상황이 다소 달라졌다. 최근 미국 경제에 인플레이션이 안정되고 있다는 지표가 연속적으로 출현하면서 연준의 금리 인상 속도 역시 낮아질 것이라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기 때문이다.
당장 12월 초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부터 연준이 빅스텝(0.5% 포인트 기준 금리 인상)으로 속도를 떨어뜨리면 프라임 레잇 상승세도 주춤할 것이 확실시 된다. 당장 하락 전환하는 것은 아니지만 올해 프라임 레잇의 고공행진을 보고 스텝업 CD에 새로 가입한 고객들의 기대를 충족시킬 가능성은 낮은 것이다.
이 때문에 새로 CD 상품에 가입하는 고객이라면 현재 이자율 수준과 다른 조건을 종합해 판단해야 할 필요가 있다. 은행들이 출시한 스텝업 CD 상품은 기본 금리가 정해져 있고 해당 이자율이 향후 분기마다 변동 되는데 큰폭 상승을 기대하기가 힘든 만큼 시작하는 이자율이 중요한 것이다. 이외에도 은행 상품 별로 최소 입금액 기준과 중도 인출시 위약금 부과 방식도 다르기 때문에 이 역시 주의해야 한다.
<이경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