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돈의 트위터 ‘해프닝’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가 소셜미디어 트위터 인수 직후 성급하게 대량해고에 나섰다가 일부 필수인력까지 포함된 것을 깨닫고 뒤늦게 복귀를 간청하는 해프닝을 벌였다.
또 트위터와 함께 차량공유업체 리프트, 온라인 결제서비스 스트라이프 등 주요 정보기술(IT) 기업들이 경기침체 우려에 감원에 나서면서 그동안 구인난에 허덕이던 스타트업들이 이들 기업에서 내놓은 인재 채용에 나서고 있다.
블룸버그통신과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트위터는 지난 4일 전체 직원의 절반 정도인 3,700명을 해고한 직후 직원 수십 명에게 돌아와 달라고 요청했다. 복귀 요청을 받은 직원들은 착오로 감원 통보를 받았거나, 머스크가 구상해온 새 기능들을 개발하는 데 필요한 필수 인력으로 뒤늦게 파악됐기 때문이었다고 블룸버그가 익명의 소식통들을 인용해 전했다.
앞서 트위터는 이메일로 해고 통보를 했으며, 상당수의 직원은 사내 이메일과 기업용 메신저 슬랙의 사용이 갑자기 중단되면서 해고 사실을 알게 됐다. 블룸버그는 이 같은 복귀요청이 해고가 얼마나 급하게, 그리고 혼란스럽게 진행됐는지를 여실히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이런 가운데 이들 IT기업의 구조조정이 그동안 인력난에 허덕이던 초기 단계 스타트업들에는 재능있는 인재를 고용할 기회가 되고 있다고 WSJ이 전했다. 리프트와 스트라이프는 3일 각각 700명과 1,000명을 감원했으며, 트위터는 그다음 날인 4일 3,700명을 해고했다.
초기 스타트업들은 아직 시장에 제품이나 서비스를 출시하지 않아서 대규모 또는 중견 IT기업에 비해 급격한 금리 인상과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공급망 혼란의 영향을 상대적으로 덜 받아 구인 여력이 있다는 것이다.
법무작업 자동화 플랫폼을 개발 중인 실리콘밸리 소재 2년 차 스타트업 ‘스트림라인AI’의 공동창업자 캐시 주는 “이들의 구조조정으로 현재 인재들이 넘쳐나고 있다”며 “몇 년 전만 해도 이런 인재를 영입할 방법이 없었다”고 말했다. 현재 7명의 직원이 있는 이 회사는 올해 말까지 최소 3명을 채용하고 내년 초 추가로 인력을 뽑을 예정이다.
하지만 이처럼 인재 풀이 넘쳐나도 스타트업에 의한 고용 호황이 일어나지 않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데이터 분석기업 피치북의 수석애널리스트 카일 스탠퍼드는 “자금조달이 잘된 스타트업이라도 1년 전에 비해 인재 영입에 전략적인 접근이 필요하다”며 “지속 가능한 성장을 우선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10월 미국의 IT 직종 구직 건수가 지난달보다 1만 개 늘어난 31만7,000개나 되는 등 IT 근로자 구인 경쟁은 여전하다고 WSJ은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