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시장 한파 닥치나
통계상 미국의 고용상황은 아직 견고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지만 경기 침체가 우려되면서 고용시장에 한파가 불어닥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빅테크(거대 정보기술 기업)를 중심으로 기업들이 비용 절감을 위해 채용을 동결하고, 있던 직원도 해고하며 인력 감축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통계로 나타나는 노동시장은 아직 튼튼해 보인다. 연방 노동부는 지난주(10월23∼29일)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가 전주보다 1,000건 감소한 21만7,000건으로 집계됐다고 이날 밝혔다. 이는 블룸버그통신이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 22만 건을 소폭 하회해 역대 최저 기록에 가까운 수준이다.
하지만 그동안 부분적으로 인력 재조정을 해오던 빅테크 기업들이 3분기 실적 발표 이후 대규모 구조조정 작업을 현실화하는 양상이다.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아마존은 3일 회사 직원들에게 공지를 보내 앞으로 고용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아마존은 지난달 리테일 부문의 채용을 동결하겠다고 했지만, 이번에는 다른 부문까지 이를 확대했다. 베스 갈레티 아마존 인사 담당 책임자는 악화하고 있는 경제 전망을 내세워 “앞으로 몇 달간 채용을 중단하고 경제 상황을 모니터링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아마존이 지난달 27일 발표한 3분기 실적은 시장 전망치에 어느 정도 부합했지만, 4분기 매출은 전망치를 크게 밑돌 것으로 예상되면서 주가가 급락했다. 이에 2020년 4월 이후 처음으로 아마존의 시가총액이 1조 달러 아래로 떨어졌다.
경제매체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내부 소식통을 인용해 아이폰 제조업체 애플도 거의 모든 고용을 중단했다고 보도했다. 한 관계자는 연말이 되기 전에 매장 영업 직원은 추가할 가능성이 있지만 모든 고용 중단은 회사 정규직 직원에게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