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 팩터’ 이자율 오르고 신차 프리미엄까지
도요타 캠리 경우 이전보다 월 200달러 상승
풀러튼에서 부동산 에이전트를 하는 케빈 송씨는 그동안 업무용으로 사용하는 자동차는 항상 리스로 해결해 왔다. 동급 차량을 구입하는 것 보다 월 페이먼트가 싼 데다 리스 비용은 세금보고시 100% 공제가 가능했기 때문이다.
자신이 타고 있는 리스 차량의 계약 만료 기간이 가까워 오자 송씨는 2023년형 BMW 330I로 갈아 탈 계획을 세우고 인터넷을 검색했다. 인터넷 상에선 자동차업체 권장소매가격(MSRP) 4만2,000달러선인 이 모델을 3년간 리스할 경우 3,999달러를 내고 월 할부금이 411달러로 나와 있었다. 하지만 현실은 달랐다.
송씨는 “막상 딜러에 가서 리스 상담을 하면 새 차에 붙는 수천달러의 프리미엄을 얹어 리스 할부금을 재산정하기 때문에 월 리스 페이먼트가 치솟아 도저히 리스할 엄두가 나지 않아 포기했다”고 전했다.
이같은 ‘리스의 난’ 현상은 전차종에 걸쳐 공통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밥스미스 도요타 딜러의 이영빈 매니저에 따르면 리스시 월 할부금 인상폭은 차종별로 약간 차이가 있지만 한인들이 선호하는 캠리 차종의 경우 예전보다 월 200달러 정도 높게 형성돼 있다.
고유가 탓에 개스비가 상대적으로 적게 되는 프리우스 등 하이브리드 차량의 상승폭은 더 높다. 기본적으로 신차 가격이 오른데다 반도체 대란에 따른 공급 부족현상이 장기화되면서 차종당 3,000~5,000달러의 프리미엄이 붙기 때문이다.
자동차 업체마다 리스 차종을 줄이거나 없애는 추세도 한 몫했다. 또 고금리 영향으로 리스 할부금을 정할 때 기준이 되는 머니 팩터(Money Factor)를 이자율(APR)로 환산하면 6.9~7.9% 수준으로 껑충 뛰었다. 제로 금리 시절에는 0.9~1.9% 수준이었다.
이처럼 새 차를 리스하는 부담이 커지자 리스 차량을 반납하지 않고 아예 구입하는 경우도 많아졌다. 밸리에 사는 스티븐 정씨는 2019년에 렉서스 IS 300 모델을 3년간 리스했는데, 리스 계약 당시 잔고가치는 2만1,653달러. 지금 중고차로 팔았을 때 트레이드인 가격은 3만 달러로 8,000달러 이상 높았다.
정씨는 동급 차량을 중고차로 구입했을 때와 비교하면 40% 이득을 볼 수 있다는 생각에 자동차를 반납하는 대신 구입하기로 결했다. 정씨는 이 차를 당분간 타다가 자동차 가격이 안정됐을 때 되팔고 새 차를 리스할 계획이다.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예전에는 한인들의 리스와 구입 비율이 6:4 정도로 리스가 더 많았지만 요즘들어선 그 비율이 역전됐다. LA다운타운의 한 자동차 딜러에서 일하는 직원은 “아직도 리스 가격이 구입 가격보다 낮은 편이긴 하지만 페이먼트 부담이 높아지면서 이왕이면 프리미엄을 주고라도 새 차를 구입하거나 리스 차량을 그냥 타려는 손님들이 크게 늘었다”고 시장 상황을 설명했다.
<노세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