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75년만에 최대폭↓
올해 들어 미국 근로자의 노동생산성이 크게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 원인을 놓고 노동시장 경직성, 물가 상승, 또는 이른바 ‘조용한 사직’ 등이 제시되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진단했다.
연방 노동통계국 자료에 따르면 올해 2분기 비농업 부문 노동생산성은 전분기보다 4.1%, 작년 동기보다 2.4% 각각 하락했다. 앞서 1분기에는 전분기보다 7.4%, 작년 동기보다 0.6% 각각 떨어졌다.
노동생산성은 한 명의 근로자가 한 시간에 생산할 수 있는 상품·서비스의 양을 나타내는 지표로, 올해 감소 폭은 1947년 이후 가장 큰 것이다.
코로나19 대확산 직후 기업들이 재택 근무로 전환했다가 다시 대면 업무를 하기 시작한 뒤 나타난 이 같은 생산성 하락의 배경을 두고 여러 가설이 제시된다.
재무장관을 지낸 경제학자 로런스 서머스는 ‘조용한 사직’을 그 이유로 들었다. 조용한 사직은 직장에서 최소한의 일만 하며 심리적으로 직장과 거리를 두는 것을 가리키는 신조어로 최근 미국에서 널리 퍼지고 있다. 서머스는 “조용한 사직을 하는 인력이 어느 정도 있고, 이는 생산성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노동시장 경직성도 관련이 있다. 노동력이 부족한 상황에서 노동자들이 영향력을 갖게 됐다는 것이다. 온라인 구직 플랫폼 집리크루터의 시넘 부버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기업들이 더 많은 임금과 더 큰 유연성을 찾는 고성과자들을 잃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한다.
또 모든 근로자가 생산성 하락을 겪고 있지만, 기업들이 직원을 교체하거나 신입사원을 뽑아 교육하려면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에 할 수 있는 일이 없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치솟는 물가도 노동생산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물가가 오르면 노동생산성이 같아도 근로자들이 더 많은 비용으로 더 적은 양을 생산하게 되기 때문이다. 싱크탱크인 케넌 민간기업연구소의 제럴드 코언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노동생산성 하락이 인플레이션(물가 상승)과 기준금리 인상의 여파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데 따른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