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호인노조, 잠정 합의안 부결…이르면 11월19일 파업 가능성
미국의 주요 철도 노조가 지난달 마련된 노사 잠정 합의안을 부결하면서 미국 전역이 철도 파업으로 인한 공급망 혼란을 겪을 우려가 커졌다고 CNN 방송·AP 통신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26일 철도의 설치, 유지, 보수 등을 담당하는 노동자 6,000명 이상을 대표하는 노조 ‘철도신호인형제단’(BRS)은 해당 잠정 합의안을 두고 찬반 투표를 진행한 결과 60.57%가 반대표를 던졌다고 밝혔다. 찬성표는 39.23%였다.
이 잠정 합의안은 지난달 15일 미국 철도 노사가 파업을 하루 앞두고 마라톤 협상을 한 끝에 마련한 것으로, 24% 임금 인상과 5,000달러(약 700만 원) 보너스, 병원 진료를 위한 무급 휴가 등의 내용이 포함됐다.
마이클 볼드윈 BRS 회장은 부결 이후 “이번 투표는 BRS 사상 최고 투표율을 기록했다”며 “(잠정 합의안이) 유급 병가 휴가를 누릴 기본권을 침해한다”고 말했다.
앞서 철로 정비 노동자 약 2만3,000명을 대변하는 노조 ‘BMWED’도 이달 초 찬반 투표를 시행해 잠정 합의안을 부결하기로 했다. 노조 파업을 막으려면 BRS, BMWED를 포함해 철도 노동자 11만5,000명을 대표하는 12개 노조가 해당 잠정 합의안에 모두 동의해야 한다.
일부 노조의 반대로 미국의 철도 운행은 이르면 다음 달 19일부터 멈춰설 가능성이 커졌다. 철도 운행은 미국 내 화물 운송의 30%를 담당하고 있는 만큼 파업이 진행되면 물류 대란이 벌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전미철도협회는 앞서 철도 파업에 따른 경제적 손실을 하루 평균 20억 달러로 추산했다. AP는 그러나 반대표를 던진 이들 노조가 다음 달 19일 전까지 다시 협상에 들어가기로 동의했기 때문에 당장의 파업 위협은 없다고 전했다.
카린 장-피에르 백악관 대변인도 이날 “잠정 합의안에 대한 반대가 있지만, 우리 경제가 즉각적인 위협에 놓인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장-피에르 대변인은 그러면서 철도 시스템의 정상적 운영 유지를 위해 행정부가 적절한 조처를 할 준비도 돼 있다고 덧붙였다.
AP는 철도 노사 양측이 합의에 도달하지 못하면 연방의회가 파업을 막기 위해 개입할 수도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