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 실적에 투자자들 낙담, 매출 2분기 연속 하락에 순이익은 반토막으로 줄어
메타(옛 페이스북) 매출이 2분기 연속 감소하는 등 전례 없는 위기 신호에 메타 주가가 시간외거래에서 19% 넘게 떨어졌다. 메타 주가는 2016년 7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26일 메타는 올 3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4% 하락한 277억1,000만 달러를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지난 2분기 메타가 2012년 나스닥 상장 이후 처음으로 분기 매출이 하락세로 전환된 데 이어 2분기 연속 매출 감소를 기록한 것이다.
다만 금융정보분석 업체 레피니티브가 집계한 전망치 273억8,000만 달러보다는 높았다. 이 기간 영업이익은 56억6,000만 달러를 기록해 전년 같은 기간(104억 달러) 대비 46% 감소했다. 이에 영업이익률이 20%에 그쳐 전년 동기(36%) 대비 크게 하락했다.
수익성이 악화된 데 반해 페이스북·인스타그램·스냅챗 등 ‘메타 패밀리’의 이용자 수가 줄어든 것은 아니다. 지난해 4분기의 경우 이용자 수가 처음으로 순감소하면서 주가가 폭락했다면 이번에는 양상이 다르다.
페이스북의 일간 활성 이용자수(DAU)가 19억8,000만명으로 전년 같은 기간 대비 3% 늘어나는 등 전체 일간 이용자수(DAP)는 29억3,000만명으로 같은 기간 4% 늘었다. 이용자 수가 증가했음에도 불구하고 광고 매출이 하락했다는 게 실적 쇼크에 영향을 미쳤다.
이같은 실적 쇼크의 원인은 디지털 광고 시장의 성장 둔화와 소셜미디어 간의 경쟁 악화가 꼽힌다. 수익성을 가늠하는 주요 지표인 이용자당 평균 수익(ARPU)은 올 3분기 9.41달러를 기록해 금융 정보 분석업체 스트리트어카운트가 집계한 전망치(9.83달러)를 밑돌았다. 특히 메타의 광고당 평균 가격이 전년과 비교해 18% 가량 떨어지는 등 광고 수익성 악화로 인한 타격이 컸다.
메타는 올 4분기도 이 같은 하락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메타가 제시한 4분기 매출은 300억 달러~325억 달러 수준이다. 평균값이 월가에서 집계한 전망치인 322억 달러에 못 미친다.
동시에 메타 실적에서 우려를 더한 부분은 메타가 지난 7월 발표한 뒤 이번 분기 시행한 비용 감축 행보가 효과적이지 않다는 분석이다. 메타의 올 3분기 비용은 220억 달러로 전년 동기(185억 달러) 대비 19% 늘었다. 메타 측은 기존에 사무실 시설 등을 재정비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4억1300만 달러 규모의 손상차손이 포함됐다고 설명했다. 메타 측은 주주 서한을 통해 “상당수 팀의 규모를 동일하게 유지하고 또 다른 팀의 규모는 줄이는 한편 최우선 순위에 있는 팀의 인원만을 확충할 것”이라며 “내년 말 인력 규모는 현재(올 3분기)의 규모와 거의 변동이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주주들의 불만이 터져 나온 리얼리티랩 투자에 대한 부분은 여전히 숙제다. 회사의 주력사업인 메타버스를 담당하는 리얼리티랩의 경우 올 3분기 매출이 2억8,500만 달러를 기록해 전년 대비 절반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반면 순손실은 같은 기간 40% 늘어난 36억7,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연중 손실은 이미 94억 달러에 육박했다.
데이빗 웨너 메타 최고재무책임자(CFO)는 3분기 실적에 덧붙인 설명을 통해 “메타의 내년도 운영 손실이 더욱 커질 것으로 본다”며 “2023년 이후에는 우리의 투자를 더욱 가속화할 것이며 장기적으로 투자 대비 목표를 달성할 것”이라고 전했다.
<실리콘밸리=정혜진 특파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