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은행들 M&A 활발, 웰스파고 본사 이전설도
한인 은행들이 진출에 사활을 걸고 있는 텍사스주에서 금융업계 춘추전국시대가 나타나고 있다. 지역 은행들간의 인수·합병(M&A)은 물론이고 대형 은행의 본사 이전까지 논의되는 상황인데 한인 은행들의 미래에도 큰 영향을 끼칠 것으로 전망된다.
마켓워치에 따르면 텍사스주 휴스턴에 본사가 있는 프로스페리티 뱅크쉐어는 최근 지역 은행 두 곳을 인수했다. 론스타 스테이트 뱅크쉐어와 퍼스트 뱅크쉐어 두 곳을 사들인 것인데 총액 5억7,000만 달러의 빅딜이었다.
1983년 출범한 프로스페리티 뱅크쉐어는 자산 374억 달러의 중대형 은행으로 이번 M&A를 통해 자산을 408억 달러로 키우고 지점수도 297개로 확장했다. 프로스페리티 뱅크쉐어는 팬데믹 이전에도 텍사스 로컬 뱅크인 레가시 텍사스 파이낸셜그룹을 인수하는 등 M&A 전략을 연속해서 쓰고 있는 상황이다.
텍사스의 금융 산업의 역동적인 변화는 인수·합병 뿐만이 아니다. 주류 은행들 가운데 자산 규모에서 체이스, 뱅크오브아메리카, 시티에 이어 전국 4위인 웰스파고가 샌프란시스코에 있는 본사를 텍사스주 달라스로 옮길 계획까지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계획은 샌프란시스코 비즈니스타임즈가 보도한 것인데, 지역 경제가 급성장하고 있는 텍사스의 기업금융 수요를 흡수하기 위한 전략이라는 설명이다. 금융업계 탑4 은행인 웰스파고가 본사를 텍사스로 옮기면 지역 은행들의 사업 환경에 막대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텍사스에서 금융업계 춘추전국시대가 벌어지고 있는 것은 지역 경제의 급격한 성장 때문이다. 금융업에 앞서 테슬라, 캐터필라, 오라클, 휴렛펙커드 등 다양한 분야의 대기업들이 저렴한 토지와 풍부한 인력을 기반으로 한 본사 이전을 단행하면서 텍사스는 미국 50개 주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의 일자리 상승률을 기록하고 있다.
텍사스를 신성장 동력으로 보고 집중하고 있는 한인 은행들도 지역 내 금융환경 변화에 주목하고 있다. 삼성전자를 필두로 한 한국 기업들의 진출에 신규 비즈니스 기회를 본 남가주 6개 한인 은행들은 텍사스에만 현재 20곳 이상의 지점·LPO 등을 운영 중이다.
한 한인은행 관계자는 “최근 경기 침체 국면에도 불구하고 텍사스는 지역 경제 발전과 인구 유입에 대출 수요가 성장할 가능성이 높다”며 “한인은행들은 물론 주류 금융기관들까지 경쟁은 더 치열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경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