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비 상승 압박에도 3달러 립스틱값 안 올려
세계적으로 물가가 치솟는 상황에서 한 화장품 기업이 저가 제품만 가격을 올리지 않는 전략으로 성공을 거두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0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북가주 오클랜드에 본사를 둔 ‘e.I.f. 뷰티’는 생산비 상승 압박 속에서도 3달러짜리 립스틱 가격을 올리지 않고 있다. 이 업체는 중국에 공장을 운영하면서 립스틱뿐만 아니라 속눈썹 봉, 마스카라 등 저렴한 베스트셀러의 값은 인상하지 않고 있다.
타랑 아민 e.I.f. 뷰티 최고경영자(CEO)는 WSJ에 “우리는 제품 중 3분의 1은 (가격에) 손대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가격을 낮게 책정하면 새로운 구매자가 모인다”며 “경제적으로 어려운 사람이 우리 업체를 선택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저가 제품은 가격을 조금만 올려도 고객을 경쟁사에 빼앗길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 주머니 사정이 여의치 않은 사람을 겨냥한 ‘가격 유지’ 정책을 고수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스콧 릭 미시간대 교수는 “부유하지 않은 소비자는 저가 상품의 가격이 오르는 것에 너그럽지 않다”고 짚었다.
반면 이 업체는 스킨케어와 같은 고가 상품은 가격을 인상하거나 신제품을 출시해 매상을 올리고 있다. 전반적으로 업체 출시가는 10% 가까이 올랐다. 이 업체의 연간 수익은 4억 달러에 이르고, 주가는 지난해보다 50% 이상 상승했다.
이처럼 저가 상품의 가격을 올리지 않는 전략은 미국의 다른 기업들도 활용하고 있다고 WSJ은 전했다. 예컨대 유통업체 코스코는 인기 상품인 핫도그와 탄산음료 세트 가격을 1달러50센트로 계속 유지하고 있다.
애나 리줄 뱅크오브아메리카 애널리스트는 e.l.f. 뷰티가 저가 제품과 고급 상품의 가격 정책을 달리하는 데 대해 “많은 경쟁사와 매우 다르다”며 “여러 가지 독특한 일을 하고 있고, 덕분에 유리한 위치를 점했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