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 업체들도 광고 카피 마케팅 효과 주목
김스전기 ‘안 깍아도 제일 싸다는 집’ 대표적
LA한인타운의 대표적인 생활용품 매장인 김스전기의 신문광고에는 항상 ‘안깍아도 제일 싸다는 집’이라는 광고 카피가 들어간 로고가 사용된다. 이 광고 카피는 1979년 김스전기가 오픈했을 때부터 업소를 상징하는 붙박이 광고문구로 자리잡아 한인 소비자들에게 깊이 각인돼 있다.
다이아몬드바에 거주하는 오지은(60)씨는 “이민 초기 이 광고를 보고 김스전기의 단골 고객이 됐다”며 “물건을 살 때마다 가격 흥정을 해야 했던 80년대 초반, 이 광고가 주는 신뢰감은 대단했다”고 회상했다.
올해로 창립 30주년을 맞은 캘코보험의 대표적인 광고 카피는 고객의 재산을 안전하게 지켜준다는 의미를 가진 ‘걱정 끄세요’다. 진철희 대표는 “2000년대 중반 한 광고기획사에 의뢰해 이 광고 카피를 만들었다”며 “회사 오픈 후 처음으로 제대로 된 광고였는데 고객들의 호응이 커 아직까지 이 카피를 고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신문, TV, 라디오 외에 소셜미디어 등 다양한 매체들이 생겨남에 따라 광고도 넘쳐난다. 소비자들의 눈길을 끌수록 광고 효과가 극대화되기 때문에 광고 카피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다. “광고 카피를 잘 만들면 스타급 유명 광고모델 열 명을 쓰는 것보다 낫다”는 말이 광고업계에서 회자되는 것도 그 때문이다.
상호를 연상시키는 광고 카피를 쓰는 한인 업체들도 많다. US아주투어의 광고 카피는 ‘아주 좋은 아주투어!’다. 유니 굿프렌드보험은 ‘세상 어디에도 없는 친구’를 강조한다. 뱅크오브호프는 고객 한 사람, 한 사람이 꿈꾸는 ‘희망’을 응원하겠다는 광고를 사용한다.
업주 개인의 특성을 부각시키는 광고 카피도 인기다. 교통사고 전문 리처드 호프만 변호사는 ‘천재 변호사’다. 전세계 상위 0.5% 이내의 IQ 소유자가 가입한다는 멘사회원임을 내세우고 있다. ‘심마니’ 장석훈씨가 판매하는 천종산삼은 매년 6개월 이상을 아팔래치아 산맥을 누비며 직접 산삼을 채취하는 업주의 땀과 열정을 강조한다.
경쟁업체간 광고 카피 경쟁도 치열하다. 서울 메디컬그룹이 전 MLB 코리안 특급 박찬호를 내세워 ‘빠르고 정확한 리퍼’와 ‘어르신들의 건강 수비수’를 내놓자 한미 메디컬그룹은 어린시절 밤새 아픈 배를 어루만져 주시던 할머니 손을 추억케하는 ‘한미 메디컬그룹 손은 약손’으로 맞불을 놓았다.
안마의자 업계에서는 ‘바디프랜드와 함께 10년은 건강하게’, ‘카후나는 힐링입니다’, ‘카이로스, 조용하고 영감을 주는 공간’ 등의 카피를 경쟁적으로 내놓고 있다.
고객들과 함께 하겠다는 약속을 광고 카피로 내세우기도 한다. CBB은행은 든든한 금융 파트너로서 ‘시작부터 끝까지 고객들과 동행’할 것을, 김&리 회계법인은 어카운팅 업계의 선두주자로서 고객들과의 ‘든든한 동행’을 약속한다.
일부 광고에서는 고객들과의 소통을 강조한다. ‘마음을 열어 김자성이 듣습니다’ (김자성 정신과전문의), ‘고객의 마음까지 맞춰야 명품’ (이태리양복점) 등이 대표적이다.
섬세한 서비스로 고객들의 마음을 사로잡겠다는 광고 카피도 인기다. 금강안경에서 세심한 검안과정을 거쳐 안경을 맞추면 ‘세상’과 ‘사람’이 보일 것 같고, 창문 설치업체인 SR에서 윈도우를 바꾸면 ‘마음의 창’도 열릴 것이라는 기대감이 든다.
고객들에게 신뢰와 믿음을 강조하기도 한다. 한국에서 진출한 경동 나비엔은 보일러 업계에서 압도적인 1위를 달리고 있는 본사의 명성에 걸맞게 일명 ’국가대표’ 보일러다. 그냥 믿고 써도 된다는 의미다. 50년 전통의 한미보험은 ‘보험료는 낮추고 보상은 충분하게!‘라는 신뢰를 내세운다.
<노세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