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연이율 2%대 예금 상품 대거 쏟아진다”
온라인·소셜미디어 고객들에겐 이미 2%대 출시
한인 은행들이 고금리 양도성 예금증서(CD) 출시를 대거 준비 중이다. 기준금리가 빠르게 올라가는 가운데 최근 예금고 감소 조짐이 나타나기 시작하자 선제적으로 자금 확보에 나선 것이다. 은행 고객들 입장에서는 갖고 있는 상품을 해지하고 새로 가입하는 게 이익일 수 있기 때문에 현금 예치 전략을 새로 짤 필요가 있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인 은행들은 CD 프로모션을 내부에서 준비 중이다. 한 한인 은행 고위 관계자는“상품 기간에 따라 다르긴 하지만 연 이자율 2% 대 상품을 곧 내놓을 예정”이라며“목돈을 불리려는 한인 고객들에게 큰 기회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부 한인 은행들은 아직 대대적으로 홍보를 하지 않고 있지만, 온라인과 소셜미디어를 통해 유치하는 고객들만을 대상으로 이미 연 이자율이 2%가 넘는 CD 상품을 내놓고 조용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RB·연준)가 올해 들어 긴축 속도를 높이면서 기준 금리가 최대 2.5%까지 오르자 한인 은행들도 예금 이자율을 올리기 시작한 것이다. 그동안 한인 은행들은 대출 금리 인상과 달리 예금 이자율 조정에 대해서는 소극적인 태도를 유지해 왔다.
한인 은행들이 CD 이자율을 높여 프로모션을 준비하괴 있는 것은 예금고 감소 시그널 때문이다. 연방예금보험공사(FDIC)에 따르면 2분기 기준 미국 은행에 예치된 예금 액수는 총 19조5,630억 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1분기 말(19조9,320억 달러)보다 1.9%(3,690억 달러) 감소한 것이다.
한인은행들의 경우 2분기 272억 3,451만달러로 1분기(263억 6,561만달러) 대비 증가해 예금 유출 여파를 일단 피했다. 하지만 연말과 내년으로 갈수록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선제적인 준비를 하고 있는 것이다.
실제 한인 은행들에 앞서 주류 은행들은 이미 CD 프로모션은 물론 공시 금리도 올리고 있다. 금융업계에 따르면 LA 카운티에 본사가 있는 CIT뱅크의 경우 이미 지난 8월에 이자율이 1.9%인 예금 계좌를 출시한 바 있다.
특히 인터넷 은행으로 범위를 확대할 경우 2%가 넘는 CD 상품을 찾는 것도 어렵지 않다.
온라인 전용인 아이비뱅크의 경우 현재 연 이자 2.3%인 상품을 출시 중인데 인터넷으로 가입하면 최소 예치금 2,500달러에 계좌를 만들 수 있다.
20~21일 연준이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추가 금리 인상을 하는 것이 유력한 만큼 주류 은행들의 예금 이자율 인상 행보는 가속화할 가능성이 높다.
은행 고객 입장에서는 예금 투자 전략을 다시 짤 필요가 있다. 이미 금리가 낮은 CD 상품을 갖고 있다면 당장 해약하고 새로 가입하는게 이익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동안 한인은행들이 저금리를 고수해왔기 때문에 현재 예금 관련 상품을 보유 중이라면 금리가 0% 대 수준일 가능성이 높아 해지하더라도 기회비용이 크지 않기 때문이다.
다만 고객 별로 중도 해지에 대한 수수료 규정, 각종 제약 사항에 대해서는 꼼꼼하게 확인할 필요가 있다. 본인이 맡긴 금액과 연계돼 있는 상품에 따라서 규정이 다를 수 있기 때문이다.
한인 은행 관계자는 “최근 한인 은행들이 온라인과 모바일 전용 CD 상품을 내놓고 있기 때문에 여기에 관심을 기울여볼 필요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경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