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즈니 최고 축제 ‘D23 엑스포’ 현장 취재
■디즈니 팬들 총집결
지난 9일 디즈니랜드가 위치한 오렌지카운티 애나하임은 꿈과 희망의 나라였다. 과거 동심을 상징했던 백설공주, 인어공주, 신데렐라부터 최근 아이들에게 큰 인기를 끈 ‘겨울왕국’(Frozen)의 엘사까지 동화 세계 주인공들로 분장한 디즈니 팬들이 거리를 누비고 있었다. 애나하임 컨벤션센터에서 11일까지 3일 일정으로 열린 D23 엑스포를 위해 직접 백설공주 옷을 제작했다는 제시카는 “지난해 팬데믹 때문에 못 열린 행사가 올해 열려 너무 기쁘다”며 “디즈니의 모든 것을 사랑한다”고 말했다.
동화 외에도 엑스포에서는 디즈니의 모든 것을 즐길 수 있었다. 행사가 열린 애나하임 컨벤션 센터는 아이들은 물론이고 어른들도 좋아하는 스타워즈, 마블 시리즈와 관련된 상품들을 사려는 팬들로 문전성시를 이루는 상황이었다. 여기에 더해 컨벤션센터 바로 앞에는 또 다른 대표 상품인 놀이공원 디즈니랜드가 있다. 기자간담회에서 밥 체이팩 디즈니 최고경영자(CEO)는 “디지털 콘텐츠와 물리적인 세계를 혼합하는 것은 디즈니만이 할 수 있는 일”이라며 “최근 디즈니랜드에 개장한 어벤져스 캠퍼스가 대표적”이라고 강조했다.
■BTS부터 빅마우스까지 투자 확대
디즈니가 만들어가는 세계에서 K콘텐츠의 활약도 빼놓을 수 없다. 디즈니에서 글로벌 콘텐츠를 담당하는 레베카 캠벨 디즈니 인터네셔널 콘텐츠·오퍼레이션 회장은 10일 인터뷰에서 “디즈니의 아시아·태평양(APAC) 콘텐츠 투자의 많은 부분이 한국으로 향한다”며 “한국 콘텐츠는 아시아를 넘어 세계 시장에서 큰 영향력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과거 애니메이션을 중심으로 서구에서 큰 인기를 끌었던 일본보다 이제 한국 콘텐츠의 위상이 더 커졌다는 평가다. 캐롤 초이 디즈니 아시아태평양 오리지널 컨텐츠 전략 총괄은 “특정 콘텐츠가 한 국가를 넘어 세계 시장에서 사랑 받고 공감대를 이끌어내는 효과 측면에서 한국은 일본을 넘어섰다”고 분석했다.
실제 디즈니는 한국 콘텐츠 생산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이달 초 스트리밍 플랫폼 서비스 디즈니플러스(디즈니+)를 통해 공개한 ‘BTS:퍼미션 투 댄스 온 스테이지’가 대표적이다. 지난해 말 LA에서 열린 BTS 콘서트 현장을 담은 콘텐츠로 출시하자마자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는 설명이다. 드라마 중에서는 디즈니+를 통해 세계 시청자들과 만나고 있는 ‘빅마우스’가 대표적이다. 빅마우스는 아시아는 물론 인도, 영국, 호주 등에서드 호평을 받고 있다는 설명이다.
■메타버스, 컨텐츠 산업 확장 키워드
D23 엑스포에서는 콘텐츠 산업 미래 전략에 대한 논의도 이뤄졌다. 디즈니는 창업자인 월트 디즈니가 구상한 디지털 콘텐츠와 놀이공원 테마파크의 상호 연결성을 의미하는 ‘플라이휠’(Flywheel) 전략의 확장을 추진 중이다.
레베카 회장은 “월트 디즈니는 영화에서 본 장면을 놀이기구를 통해 직접 느끼면서 고객들의 경험이 늘어나는 것을 꿈꿨다”며 “우리는 이제 테마파크에 가지 않더라도 (AR·메타버스 등을 활용해) 고객들에게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는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플라이휠 전략을 가장 잘 구현할 수 있는 디즈니 콘텐츠로는 스타워즈가 꼽힌다. 창작물 특성상 영화에서 시작해 테마파크 놀이기구는 물론이고 메타버스와 VR 게임에도 활용 가능성이 매우 크기 때문이다. 특히 D23 엑스포가 열린 첫째날인 9일 넷플릭스 ‘오징어 게임’으로 세계적 배우 반열에 오른 이정재가 스타워즈 시리즈 ‘어콜라이트’(The Acolyte) 주인공으로 캐스팅됐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현지에서도 화제가 됐다. 한국 배우가 출연한 콘텐츠가 넷플릭스를 넘어 디즈니+에서도 세계 시장을 장악할지 관심이 집중되는 부분이다.
<애나하임=이경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