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스트리트저널 현 경제상황 분석
미국 경제가 최근 2개 분기 연속 국내총생산(GDP)이 감소하면서 경기후퇴에 빠졌다는 우려가 크다. 하지만 GDP가 아닌 국내총소득(GDI) 측면에서 보면 경기후퇴가 아니라 정체 상태에 가깝다고 진단할 수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8일 분석했다.
연방 상무부에 따르면 미국 2분기 GDP는 전분기 대비 0.6%(이하 연율 환산 기준) 감소, 1분기(-1.6%)에 이어 2개 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 이는 통상적으로는 기술적 경기후퇴에 해당하는 것으로, 코로나19 대유행이 시작한 2020년 1∼2분기 이후 2년 만의 일이다. 이에 따라 상반기 미국 GDP는 작년 동기 대비 1.1% 감소했다.
하지만 GDI는 같은 기간 1.6%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GDI는 기업 이익, 급여와 복리후생비, 자영업 소득, 이자와 임대료 등으로 구성됐다.
이론적으로는 GDP와 GDI는 동일하다. 한 개인이 특정 상품과 서비스를 구매하는 데 쓴 1달러는 해당 상품을 만들거나 서비스를 제공한 개인의 소득으로 잡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양 지표는 다른 데이터와 다른 출처를 사용해 경제활동을 측정하기에 일부 통계상 불일치가 항상 있기 마련이다.
단, 올해는 그 격차가 이례적으로 컸다며 그 원인이 무엇인지는 알기가 어렵다고 WSJ은 지적했다. 일부 경제학자들은 GDP와 GDI의 평균이 경제 현실을 더 명확하게 반영한다고 보고 있다. 상반기 GDP와 GDI의 평균은 0.2%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경기후퇴 여부를 공식 판단하는 전미경제연구소(NBER) 소속 위원인 로버트 고든 노스웨스턴대 교수는 “이를 두고 결코 경기후퇴라고 말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WSJ은 GDI가 GDP보다 더 믿을 만한 실시간 경제지표라는 일부 연구 결과도 있다고 전했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 한 이코노미스트의 2010년 연구에서 GDP가 시간이 흐름에 따라 GDI에 가까워지는 방향으로 수정되는 경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도 이런 추세를 따를 경우 상반기의 GDP 감소 결과가 향후 수정돼 뒤집어질 수도 있다는 것이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글로벌의 크리스 발바레스 이코노미스트는 미국 경제가 정체 상태일 수도 있는 여러 이유를 나열했다.
그에 따르면 지난 2년간 도입된 경기부양책이 급속도로 축소됐고, 인플레이션 상승으로 가계의 실질 구매력이 감소했다. 또한 연준이 기준금리를 인상해 주택시장을 압박하고 있으며 공급망 혼란으로 기업들이 제품 조달에 어려움을 겪었다.
결론적으로 2020년 하반기와 지난해 상당한 추진력을 바탕으로 코로나19에서 회복했던 경제가 올해 들어 그런 추진력을 잃었다는 것이다. 발바레스는 “명칭에 얽매이지 말라”며 “약한 성장이든 약한 마이너스 성장이든 여전히 체감(경기)은 안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