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 잭슨홀 미팅서 ‘인플레 강경 대응’ 한목소리
미국 경제 통화정책을 좌우하는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연례행사인 잭슨홀 경제 심포지엄(잭슨홀 미팅)이 지난 25일 개막한 가운데, 연준 인사들이 일제히 향후 기준금리 인상 속도를 조절할 수 있다는 시장의 기대를 일축하고 강경 긴축모드를 유지할 것이라고 강조하고 나서면서 경기침체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26일 뉴욕증시는 다우지수를 포함한 3대 지수가 일제히 급락하는 등 경기침체 우려가 커지는데 대해 민감하게 반응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이날 전 세계가 주시한 잭슨홀 미팅 연설에서 올해 큰 폭의 금리인상이 이어질 수 있다며 경제에 부담이 될 정도의 높은 금리 수준을 유지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물가 안정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또 한 번 이례적으로 큰 폭의 금리인상이 적절할 수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고 말했다.
이는 지난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두 달 연속 0.75%포인트의 기준금리 인상 결정 직후 기자회견에서 한 말을 반복한 것이다. 또 다시 0.75%p 인상의 ‘자이언트 스텝’ 가능성을 시사한 것으로, 강경 긴축의 ‘매파’ 본색을 여지없이 드러낸 것이다.
이날 연설에서 파월 의장은 고강도 금리인상에 따른 경제적 손실도 인정했다. 그는 “높은 금리와 느려진 경제 성장, 약해진 노동시장 여건이 물가상승률을 낮추는 사이 가계와 기업에도 일정 부분 고통을 가져올 것”이라면서 “이것은 물가상승률 축소에 따른 불행한 비용이지만, 물가 안정 복원의 실패는 훨씬 더 큰 고통을 의미한다”며 불가피한 결과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른 지역 연방준비은행 총재들도 “기준금리가 물가를 낮추기에 충분한 수준에 도달하지 않았다”며 가까운 시일에 연준이 긴축 고삐를 늦출 것이라는 시장의 기대를 일축했다. 각 총재들이 제시한 금리 목표 등은 다르지만 시장의 예상보다 긴 시간에 걸쳐 긴축을 이어갈 것이라는 메시지에는 이견이 없었다.
행사를 주최하는 캔자스시티 연은의 에스터 조지 총재는 이날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얼마나 높은 수준까지 기준금리를 올려야 하는지에 대한 질문에 “더 올릴 여지가 있다”며 “4% 이상일 수 있다”고 답했다. 현재 연준의 기준금리 범위가 2.25~2.5%인 점을 고려하면 적어도 1.5%포인트 이상의 추가 인상이 예상된다는 의미다. 이는 연준이 6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제시한 내년 금리 전망 중간 값인 3.5~3.75%를 웃도는 수준이기도 하다.
전통적 ‘매파’인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은 총재는 더욱 빠른 긴축을 강조했다. 조지 총재가 시점을 제시하지 않은 것과 달리 그는 CNBC와의 인터뷰에서 “연준이 연내에 재빨리 기준금리를 3.75~4.00% 범위로 올려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특히 “뒤늦게 올리는 것보다 이른 시일 내에 올리는 편을 선호한다”며 9월 0.75%포인트 인상을 지지한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