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대출 관행·고객차별 문제 등 여파 구조조정
점유율 3분의 1 달하지만 벌금·시장철수 가능성
부동산 금융 최강자인 웰스파고 은행이 당국 규제로 관련 사업 위기를 맞고 있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15일 보도했다. 이에 따라 웰스파고는 주택 대출 분야에서 대거 철수가 유력한 상황인데, 모기지 사업을 미래 먹거리로 보고 진출에 사활을 걸고 있는 한인 은행들에게 재융자 시장을 중심으로 큰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웰스파고는 모기지 관련 사업 전면 재조정을 앞두고 있다. 블룸버그는 웰스파고 내부 관계자를 인용해 연방 주택청(FHA)과 연계한 대출 상품 시장에서 철수하는 것을 포함해 전체 모기지 대출 경영에서 큰 규모의 내부 구조조정이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관련해 웰스파고는 성명을 통해 “새로운 방식에 적응하기 위해 사업 규모를 평가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외에도 웰스파고는 관련 대출 최고책임자를 교체하는 등 경영 방식을 전면 수정 중이라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웰스파고가 모기지 사업의 대대적 구조조정에 나서는 것은 과거의 불법 행위로 당국의 규제를 받게 됐기 때문이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웰스파고는 흑인 주택 소유자들에게 대한 재융자 심사를 차별적으로 엄격하게 해 다수의 대출을 거부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큰 파장을 낳았다.
이외에도 과거 불법적으로 무기명 계좌를 다수 개설한 사실도 알려져 금융 당국은 관련 조사를 진행 중이다. 이 때문에 결과적으로 웰스파고는 막대한 금액의 과징금 처분은 물론 관련 사업에서 철수하라는 정부의 명령을 받게 될 가능성이 크다.
웰스파고의 모기지 사업 분야 위기는 한인 은행을 비롯한 다른 경쟁자들에게는 큰 기회가 될 수 있다. 웰스파고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 황폐화된 주택금융시장에 집중하는 역발상 전략을 통해 모기지 사업 최고 강자로 거듭났다. 전체 주택 모기지 대출 거래의 3분의 1을 차지할 정도로 몸집을 키웠는데 이번 철수로 해당 시장 점유율이 급감하면 다른 은행들은 그만큼 고객들을 유치할 수 있다.
특히 최근 다수 한인 은행들이 모기지를 새로운 시장으로 보고 진출에 사활을 걸고 있는데 큰 기회가 열릴 것으로 전망된다. 대표적으로 US메트로 은행이 최근 IT 금융회사와 협업을 통해 자회사 메트로홈을 설립해 주택융자사업을 강화했다.
당장 주목 받는 것은 모기지 재융자 시장이다. 웰스파고 조직 내 구조조정으로 관련 사업이 경쟁력을 잃으면 기존 고객들이 더 나은 상품을 찾아 재융자를 받기 위해 다른 은행들에 문을 두드릴 가능성이 높다. 특히 최근 연방준비제도(FRB·연준)의 긴축으로 신규 모기지를 활용한 주택 거래가 줄어들고 있는 상황에서 재융자가 모기지 시장의 가장 큰 먹거리가 됐는데 그 파이가 더 커지는 것이다.
한 한인은행 업계 관계자는 “모기지는 한인 은행 대출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상업용 부동산과 달리 경기 변화에 안정적인 편이라 선호하는 것 같다”며 “주택 대출에 집중하는 전략은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경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