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러 인센티브 75% 줄어
기아가 미국 판매량 호조에 힘입어 2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차량용 반도체 공급난과 원자잿값 상승 탓에 글로벌 자동차 시장이 전반적으로 침체에 빠진 상황에서 각종 대내외 악재를 뚫고 거둔 실적이다. 특히 비싼 차를 많이 파는 ‘믹스’(차종별 구성 비율) 개선에 더해 고환율 및 인센티브 축소 효과가 맞물린 덕분으로 분석되고 있다.
24일 한국 금융감독원 공시에 따르면 기아는 2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21조8,760억원(166억9,923만달러), 2조2,341억원(17억541만달러)을 기록했다. 이같은 영업이익은 사상 처음으로 2조원을 돌파한 역대 최대치다. 특히 2분기 글로벌 판매량이 반도체 부족 문제 탓에 전년 동기 대비 2.7% 감소한 73만 3,749대를 기록했음에도 차량 제값받기 전략이 효과를 발휘하면서 호실적을 거두는데 성공했다.
기아의 역대 최대 실적 달성은 미국 시장 호조 덕분이기도 하다. 기아는 상반기 33만 3,340대를 미국에서 팔아치웠는데 원달러 환율이 오르는 유리한 환율 조건에서 큰 수익을 거두었다. 특히 미국 차량 판매를 대가로 주는 판매촉진비인 딜러 인센티브가 전년 대비 75% 줄어들었을 정도로 미국 시장에서 인기를 끌었다. 현대차도 같은 기간 딜러 인센티브가 70% 줄었는데 이는 한국 브랜드가 미국에서 인기 차량으로 거듭났음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지표다.
전기차 판매 개선에 미래 자동차 시장 선점도 기대된다. 기아의 2분기 글로벌 전기차 판매량은 약 4만 4,000대로 전년 동기 대비 97.9% 증가했다. 특히 미국 시장 에서 첫 전용 전기차 EV6가 판매 호조를 보이면서 전년 동기 대비 5.3배 급증한 약 1만대를 기록했고 전체 판매에서 전기차 비중은 5.5%로 전년 동기의 0.9%에서 약 6배로 커졌다.
주우정 기아 재경본부장(부사장)은 “어려움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2019년부터 지속해온 ‘제값 받기 노력’이 빛을 발했다”며 “인센티브를 효율적으로 집행하면서 좋은 결과를 얻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경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