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2 부산국제모터쇼
중앙 무대 차지한‘전기차’
현대차‘아이오닉’세계 첫 공개
전비무선 업데이트 등 관심 집중
포니 쿠페 재해석한‘N비전 74’
움직이는 응접실‘세븐’도 선보여
‘넥스트 모빌리티, 축제가 되다’라는 주제로 24일까지 열리는 2022 부산국제모터쇼의 주인공은 전기차였다. 현대차, 기아, BMW 등 모든 전시장의 중앙 무대에는 전기차가 전시됐고, 관람객의 관심도 전기차에만 쏠렸다. 누가 더 힘세고 멋진 차를 내놓느냐는 대결 중심이었던 과거 모터쇼의 모습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대신 전기차의 친환경성, 미래지향성, 최첨단 기술력 등이 모터쇼를 구성하는 핵심 요소로 자리 잡았다.
‘아이오닉6’ 현대차 기술력 총집합
현대차는 이번 모터쇼에서 유일하게 ‘세계 최초 공개’(월드프리미어) 차량을 선보였다. 그 주인공은 전용 플랫폼 ‘E-GMP’를 적용한 두 번째 전기차 ‘아이오닉6’다.
아이오닉6는 LG에너지솔루션의 77.4㎾h 용량의 고전압 배터리를 장착, 1회 충전 시 최대 524㎞ 주행할 수 있다. 전기소비효율(전비)은 6.2㎞/㎾h로, 국내 판매 중인 전기차 중 가장 뛰어나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뛰어난 에너지 효율성의 비밀은 ‘디자인’이다. 바람의 저항을 최소화한 유선형의 디자인과 뒷날개(리어 스포일러) 덕분에, 현대차 역대 모델 중 최저 공력계수(CD 0.21)를 달성한 것이다. 이는 포르쉐 ‘타이칸’(0.22), 테슬라 ‘모델3’(0.23) 등 보다도 우수한 수준이다.
아이오닉6는 제대로 된 ‘무선 소프트웨어 업데이트’(OTA)를 제공한다. 내비게이션 업데이트 수준에 머물렀던 기존 현대차 모델들과 달리, △전기차통합제어장치 △서스펜션 △브레이크 △스티어링휠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 등까지 OTA가 가능하다. 앞으로는 OTA로 배터리 성능 향상까지 가능케 해, 항상 새차를 타는 것 같은 느낌을 줄 것이라고 현대차가 설명했다.
이번 모터쇼에서 예고하지 않은 아이오닉6 기반의 고성능 전기차 콘셉트 ‘RN22e’도 깜짝 공개했다. RN22e는 이중변속기(트윈클러치)를 통한 ‘토크 백터링’(좌우 바퀴에 힘을 고르게 전달해주는 전자제어 장치) 선행 기술로 더욱 정교하고 빠른 코너링 능력을 극대화했다. 또 160㎾(약 214마력) 전륜모터와 270㎾(약 362마력) 후륜모터를 장착, 총 430㎾(약 576마력)의 출력을 발휘한다.
기아 대형 SUV ‘EV9’·현대차 ‘세븐’
이번 모터쇼에서 기아가 국내 최초로 선보인 ‘콘셉트 EV9’은 야외(아웃도어) 활동을 즐기는 사람들을 설레게 했다. 브랜드 최초의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콘셉트로, 캠핑, 차박, 서핑 등에 적합한 모습이기 때문이다. 특히 실내는 승객이 자연과 함께 휴식을 취할 수 있는 형태로 디자인해서 양산형 모델을 더 기대하게 하고 있다.
내년 4월 출시 예정인 EV9은 전장 5,010㎜, 전폭 1,980㎜, 전고 1,750㎜ 등으로, 국내 SUV 중 가장 큰 크기일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실내와 적재 공간을 좌우하는 축간거리(휠베이스)는 3,100㎜로 미니밴 ‘카니발’(3,090㎜)보다 더 길다. 또 SK온의 고전압 배터리를 탑재, 1회 충전 최대 주행거리가 500㎞ 이상을 달성할 전망이다.
현대차도 대형 SUV 콘셉트 ‘세븐’을 국내에 처음 공개했다. 세븐은 ‘움직이는 응접실(라운지)’을 지향한다. 3,200㎜의 긴 휠베이스에 3열까지 평평한 바닥이 이어진다. 앞좌석은 180도 회전되는 2개의 스위블링 라운지 체어로 채워졌고, 뒷공간은 ‘ㄱ’자 모양의 벤치 형태 시트가 적용됐다.
중앙 콘솔은 앞뒤로 이동이 가능하며, 대형 디스플레이가 설치돼 있어 집과 같은 아늑한 분위기를 조성한다. 실내 천장에 설치된 77인치 비전루프 디스플레이는 멀티스크린으로 쪼개져 탑승자 개별 취향에 따라 다양한 콘텐츠를 즐길 수 있게 해준다. 벤치 시트 아래에는 살균, 탈취, 건조 기능이 있는 신발 수납함과 미니 냉장고를 탑재했다.
최고급 세단의 미래 ‘BMW i7’
이번 부산모터쇼에 참가한 유일한 수입차 업체인 BMW는 최고급 전기 세단 ‘i7’을 국내 최초로 공개했다. ‘최고급 세단의 미래’라고 할 수 있는 i7은 2개의 전기모터로 최고출력 544마력의 힘을 발휘한다. 또 101.7㎾h 용량의 고전압 배터리를 장착해 1회 충전 시 최대 625㎞(유럽 기준) 주행거리를 제공한다.
최고급 세단인 만큼 실내가 압권이다. 앞좌석에는 BMW 커브드 디스플레이와 BMW 인터랙션 바 등 사용자 경험을 돕는 혁신적 기능들이 들어있다. 뒷좌석에는 31.3인치 BMW 시어터 스크린, 바워스 & 윌킨스 서라운드 사운드 시스템, 5G 호환 안테나 시스템을 통한 고속 커넥티비티 기능을 지원, 움직이는 영화관을 구현했다.
현대차는 수소·전기하이브리드 고성능차 ‘N비전 74’도 선보였다. N비전 74는 1974년 디자인·설계를 마쳤지만, 기술적인 부족함 때문에 양산하지 못했던 ‘포니 쿠페’를 계승한 차량이다. 전기차와 수소·전기차 기술이 결합, 1회 충전 최대 600㎞ 주행이 가능하고 정지 상태에서 4초 이내에 시속 100㎞에 도달하는 가속력을 갖췄다.
<류종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