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F 분비→골수세포 성질 변하게 유도
연조직 육종(soft-tissue sarcoma)은 근육, 결합조직, 지방, 혈관, 신경, 힘줄, 관절 활막 등에 생기는 암이다. 신체 부위별로 보면 팔다리, 복강 후벽, 내장, 체강, 두경부 순으로 자주 발생한다.
희소 암으로 분류되기는 하지만, 미국의 경우 한 해 5,000명 넘는 환자가 연조직 육종으로 사망한다. 특히 활막 육종은 폐로 많이 전이해 예후가 좋지 않다.
연조직 육종이 생성하는 특정 단백질이 면역세포의 공격을 차단하는 스위치 역할을 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대식세포(macrophage)의 이동을 억제하는 이 단백질이 발현하면 원래 암세포를 공격하는 면역세포가 오히려 암세포의 성장을 도왔다.
시더스 사이나이 메디컬 센터’ 과학자들이 수행한 이 연구 결과는 21일 오픈 액세스 저널 ‘셀 리포트’에 논문으로 실렸다.
연구팀이 이 단백질을 찾아낸 곳은 ‘종양 미세환경’(tumor microenvironment)‘이다. 암 종양이 오래 생존하고 성장하려면 정상세포보다 훨씬 많은 영양분을 흡수해야 한다. 이를 위해 암 종양은 새로운 혈관을 만들고 다른 세포들을 주변으로 끌어들이는데 이를 종양 미세환경이라고 한다.
뜻밖에도 종양 세포엔 다량의 ’대식세포 이동 억제 인자‘(MIF)가 발현했고, 골수세포 표면엔 MIF를 감지하는 수용체들이 존재했다. 이는 대식세포가 접근하지 못하게 하라는 종양 세포의 메시지를 골수세포가 수용할 수 있다는 뜻이다.
이 MIF가 바로 연구팀이 찾던 ’분자 스위치‘였다. 이 스위치가 켜지면 골수세포는 암세포를 공격하는 대신 암세포를 돕는 데 앞장섰다. 하지만 MIF가 발현하지 않는 암세포로 키운 종양은 골수세포의 공격에 약했다. 이런 종양은 골수세포가 쉽게 파고들었고 그러면 종양의 성장이 억제됐다.
이번 발견은 새로운 연조직 육종 치료법을 개발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예컨대 암세포의 MIF 발현을 막는 약을 개발해 기존 항암제와 병행 투여하는 게 유망한 치료법이 될 수 있다고 과학자들은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