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채권·가상화폐까지 글로벌 금융시장 요동
주식·채권·가상화폐가 동반 폭락한 지난 13일 ‘검은 월요일’을 겪으면서 금융시장에서는 2008년 세계 금융위기 당시 리먼브러더스 파산 직전의 상황이 떠오른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증시가 전체적으로 하락장을 보인 가운데, 국채 시장에서는 미국 통화정책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2년물 국채금리가 장중 0.3%포인트 오르며 2007년 11월 이후 최고치인 3.43%를 기록했다. 특히 장중 한때 2년물 국채금리가 10년물 국채금리를 넘어서면서 경기후퇴 신호로 해석되는 장단기 금리 역전이 발생했다. 2·10년물 국채 금리 역전은 지난 4월 이후 처음이다.
가상화폐 시장에서는 가상화폐 금융기관인 셀시어스가 예치된 코인에 대한 인출 중단을 선언하면서 충격이 더해졌다. 가상화폐 정보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작년 11월 2조9,680억 달러로 정점을 찍었던 가상화폐 시총은 이날 한때 8,953억 달러로 쪼그라들며 9,000억 달러 아래로 내려갔다.
외환시장에서는 안전자산인 미 달러화 선호가 강해지면서 달러가치 지표인 달러지수가 0.6% 오른 105.04를 기록, 2002년 12월 이후 약 19년여만에 최고 수준으로 올랐다.
블룸버그는 시장이 요동치면서 일각에서는 리먼브러더스 파산 전의 상황을 떠올리기에 충분했다고 전했다. 세계적 투자은행인 리먼브러더스는 2007년부터 불거진 서브프라임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부실 사태로 2008년 파산, 세계 금융위기를 촉발했다.
투자관리사 손버그의 포트폴리오 매니저 크리스천 호프먼은 “시장 유동성이 리먼브러더스 파산으로 이어진 당시보다 더 안 좋다”면서 “유동성 부족은 추가적인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TD증권의 프리야 미스라는 “화물열차가 다가오는데 도움을 청할 데가 없는 상황 같았다”면서 이날 채권 금리 상승으로 시장 변동이 커졌다고 평가했다.
프랑스 은행 소시에테제네랄(SG)의 수바드라 라자파는 이번 하락의 정확한 배경은 알 수 없지만 유동성 부족과 ‘패닉 셀링’(공황 매도), 마진콜(자산가치 하락에 따른 추가 증거금 납부 요구) 등이 하락 폭을 키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