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혔던 여행수요 폭발, 줄어든 좌석수 겹쳐
격리면제 시행 후 벼르던 한국 방문을 위해 항공권을 알아보던 LA 한인 사업가 김모씨는 너무 올라버린 가격에 허를 내두르지 않을 수 없었다. 코로나 사태 이전 한국을 갈 때처럼 평소 이용하던 제한 없는 비즈니스 클래스 항공권이 무려 7,000달러에 달했기 때문이다. 김씨는 “아무리 한국 가려는 한인들이 많고 비행기 편수가 줄었다지만 이렇게 올랐을 줄은 몰랐다”고 말했다.
한국 정부의 해외 입국자 격리 의무화 조치가 해제되자 미주 한인들의 한국행 항공 수요가 봇물처럼 터지면서 항공기의 비즈니스 클래스 좌석의 인기도 하늘을 찌르고 있다. 코로나19로 억눌렸던 여행의 보복 소비심리가 작동한 데다 비즈니스 좌석 수의 회복세가 더딘 상황이 더해지면서 비즈니스석 항공권을 구하기도 어려울 뿐만 아니라 가격까지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LA 한인 여행업계에 따르면 최근 한국행 항공기의 비즈니스석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면서 예약 판매율도 급상승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일부 시기에선 이코노미석보다 비즈니스석 예약이 더 빨리 마감되는 현상과 함께 가격도 급등한 상태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등 국적항공사들의 비즈니스석 항공권의 기본 가격은 4,200달러이지만 다음달과 6월까지 빠르게 예약 판매가 되면서 남은 비즈니스석 항공권의 가격은 4,000달러와 5,000달러를 훌쩍 넘어선 수준이다. 6월 초 LA를 출발해 20일경 다시 LA로 돌아오는 비즈니스석 항공권의 경우 가장 싼 것이 5,200달러선에서 판매되고 있다. 주말 출발일 경우 비즈니스석 항공권 가격은 이보다 더 상승해 7,000달러까지 상승한다.
삼호관광 신영임 부사장은 “비즈니스석을 찾는 한인들이 많아지면서 비즈니스석 항공권 가격이 크게 올라 있는 상황”이라며 “5월과 6월 LA 출발 경우 비즈니스석의 예약이 다 차면서 7,000달러까지 급등했고 5,000~6,000달러대 비즈니스석 항공권도 찾아 보기 쉽지 않다”고 말했다.
여기에 국적 항공사들이 다음달부터 증편에 들어가지만 비즈니스석이 턱없이 부족한 것도 비즈니스석 항공권 가격의 급등의 요인이 되고 있다.
LA 출발편을 기준으로 편당 대한항공의 비즈니스석은 41석이고 아시아나항공은 28석으로 1주일간 국적 항공사들이 공급할 수 있는 비즈니스석 좌석 수는 966석이다. 이는 코로나19 사태 이전 수준의 55%에 불과해 절반을 조금 넘는 수준에 머물고 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코로나19 사태로 사용하지 못한 마일리지를 활용해 좌석 승급이나 비즈니스석 항공권 구입을 하는 것도 더욱 어려워졌다. 비즈니스석 인기가 높아지자 올 하반기 여행 일정의 비즈니스석 항공권을 아예 미리미리 구입하려는 한인들도 크게 늘고 있다.
한인들의 한국행 여행 수요 급증이 지속되면서 국적 항공사들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항공 수요를 종합적으로 검토해 항공기의 증편이나 기종 변경을 고려하고 있지만 현실화되기까지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국적 항공사의 한 관계자는 “현재 폭발적인 한국행 여행 수요가 대기 효과에 의한 착시 효과인지, 일시적 현상인지를 놓고 분석 중”이라며 “LA와 인천 노선의 평균 탑승률이 예전의 절반 수준이어서 증편이나 기종 변경을 하기까지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남상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