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엘리트 학원
첫광고
경동나비

“폐손상, 탈모에 발톱까지 빠져… 넉달간 마음이 무너집니다”

한국뉴스 | 기획·특집 | 2022-04-22 10:03:39

끝나지 않는 롱코비드

구양숙 부동산표정원 융자누가 스킨 케어

  ■ 끝나지 않는 롱코비드

지난해 12월 처음 코로나19에 걸렸습니다. 완치 뒤 회복하는 데 온 힘을 다 쏟아부었습니다. 그나마 나아졌다는데, 폐 기능은 50% 정도만 회복됐다고 하더군요. 그런데 지난 3월, 목이 아프길래 혹시나 싶어 자가검사키트를 해 봤어요. 두 줄이 뜨더군요. 델타 변이에 이어 오미크론 변이에도 걸린 겁니다. ‘지금 이 상황이 뭐지’ 머릿속이 하얘지더군요. 채 회복도 안 됐는데 또 걸리면 큰일 나는 건 아닌지, 가족들 앞에선 차마 말 못 했지만, 정말 무서웠습니다.

 

39세 롱코비드 환자 김지훈씨

작년 12월 중환자실 갔다가 완치

퇴원 후 숨차고, 매일 밤 진통제

죄인 같은 심정에 대인 기피 증상

 

나아가는 시점에 오미크론 감염

회복되곤 있지만 불안감 못 떨쳐

 

온갖 병원 가도 대증치료가 전부

복지위 의원 보좌관 10년인데

코로나 앞엔 아무 소용 없었어요

 

안녕하세요. 전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국회의원 보좌관으로 일하는 김지훈(39·가명)이라고 합니다. 10년 넘게 복지위에서 일했습니다. 보건의료 분야에 대해서는 좀 안다고 생각했는데, 코로나19 앞에선 아무 소용이 없었습니다. 감염에 재감염을 겪으면서 가장 답답했던 건 ‘무력감’이었습니다. 완치 뒤에 뭐가 어떻게 되는지 아무도 설명해주질 않으니, 홀로 견뎌내면서 방법을 찾아내야 했습니다.

지금도 온몸에 안 쑤시는 곳이 없습니다. 운동은 꿈도 못 꿉니다. 체력이 아직도 바닥입니다. 요즘 말하는 ‘롱코비드’ 환자죠. 지난해 12월 이후 넉 달 내내 고구마를 한입 가득 문 듯한 답답함을 안고 살고 있습니다. 하지만 롱코비드가 뭔지, 명쾌한 설명은 없습니다.

이름만 들으면 알 수 있는 서울의 상급종합병원 세 군데를 돌아다녔지만 비슷했습니다. 어떤 곳은 ‘회복될 때까지 안정을 취하라’고 하고, 또 다른 곳은 오히려 ‘숨이 가빠질 정도로 활동해야 몸이 회복된다’고 합니다. 결국 대형병원 이곳저곳을 다니며 더블 체크하고, 그렇게 들은 내용의 중간쯤 어드메쯤에 답이 있을 거라고, 그렇게 짐작만 할 뿐입니다.

18일 경기 고양시의 일산병원에 간 것도 그 과정 중 하나입니다. 한 달 만에 폐 기능 검사를 했는데, 이전보다 불기는 수월해졌습니다. 하지만 가슴팍의 통증은 여전했습니다. 회복의 길은 아직도 멀구나 싶어 답답했습니다.

그래도 희망은 보였습니다. 이날 검사가 끝나니 ‘폐 기능은 70% 이상 회복됐다’ ‘다음엔 조영제를 투여한 CT 촬영은 안 해도 괜찮을 것 같다’고 했습니다. 의사 선생님이 “그동안 고생하셨겠어요”라고 말해주는데, 괜히 눈물이 핑 돌더라고요.

하지만 피로감은 왜 이렇게 오래 가는지, 몸 곳곳에 나타나는 이런저런 이상 반응은 왜 일어나는지 물었더니 “롱코비드는 모든 병원이 이제 알아가는 단계라 대증진료를 하며 찾는 수밖에 없다”고 하시더라고요. 오히려 솔직하게 말씀해주셔서 감사했습니다.

해외 뉴스에서나 보던 롱코비드를 겪게 된 건 지난해 12월부터입니다. 델타 변이에 감염돼 고열에 시달리다 서울의 A종합병원 중환자실에 입원했습니다. 39도 고열이 사흘 내내 이어지면서 에크모를 달 수도 있다는 말까지 들었습니다. 다행히 다음 날 열이 떨어지기 시작했고, 12월 17일 완치 판정을 받고 퇴원했습니다.

하지만 퇴원 이후 일상생활은 불가능했습니다. 1분이라도 걸으면 숨이 턱 끝까지 차올랐습니다. 평소 10분이면 걸어갈 거리는 30~40분이나 걸렸고요. 거실에서 화장실까지 가는 것도 힘들어 며칠간 종일 누워있기만 했습니다. 밤에는 진통제가 없으면 잠들 수 없었죠.

1월 중순 들어서는 증상이 한층 더 본격화됐습니다. 아침에 샤워하는데 머리 한 움큼이 쑥 빠지더군요. 그땐 머리 감는 게 큰 스트레스였죠. 피부과에 갔더니 오랜 기간 고열로 두피에 열이 올라 빠지는 거라고 하더라고요. 일주일 뒤에는 갑자기 몸에 부종과 고름이 생겼습니다. 병원에 가서 수술받았습니다. 멀쩡했던 이가 깨지고 가만히 있던 발톱도 빠졌습니다. 2월 초에는 B종합병원에서 폐 기능 검사를 받았더니 정상인의 52% 수준이라고 하더라고요.

망가진 건 몸뿐이 아닙니다. 몸이 이상하니 마음도 이상해졌습니다. 지금이야 1,600만 명 넘게 감염돼 인식이 바뀌었지, 제가 처음 감염됐을 때만 해도 죄인 같은 심정이었어요. ‘왜 내가 중환자가 돼야 하나’란 생각에 괴로웠습니다. 그러다 보니 괜히 우울해지고 주눅 들더라고요. 한동안 사람을 만나는 게 무서워서 피해 다녔어요. 무조건 혼밥(혼자 밥 먹기)을 했죠. 또 감염될까봐 겁이 났거든요. 완치됐다고, 멀쩡해뵌다고 하니 누구한테 말도 못 하고 혼자서 끙끙 앓았죠. 마스크는 절대로 벗지 않았죠. 마스크를 벗는 것 자체가 두려웠습니다.

이런 생각을 떨쳐내고 몸이 천천히 회복되는 시점에 또 오미크론에 감염됐습니다. 다행히 치료를 잘 받아서 낫긴 했습니다. 하지만 한 번도 안 걸리는 사람도 있다는데 나는 뭔가, 하는 생각에 정신적 충격이 아주 큽니다. 첫 감염 때 입원 병상 맞은편에 세 번 감염돼 입원한 40대 환자가 있었습니다. 지금도 ‘내가 저렇게 될 수도 있겠다’란 생각이 들어 무섭습니다.

몸은 차츰 회복되고 있습니다. 회복되는 도중에 재감염된 거라 시간이 좀 걸릴 것 같다곤 하지만, 요즘은 그래도 2, 3층 정도는 올라갈 수 있고 운전도 1시간 가까이 할 수 있게 됐습니다. 가끔씩 ‘코로나19 이전으로 완벽하게 돌아갈 수 있을까’ 불안하긴 합니다.

웃을 수도, 울 수도 없는 게 이렇다 보니 주변에선 저를 ‘코로나 박사’라 부릅니다. 넉 달 동안 온갖 병원을 다 돌아다닌 사람이다 보니, 어디서도 답을 못 들은 분들이 제게 다 물어봅니다.

제가 제 신분과 병력을 여기다 밝히는 건 그 때문입니다. 국회의원 보좌관이니 이제까지 수차례 보건복지부와 질병관리청에다 ‘재감염률을 다시 봐야 한다’, ‘후유증 센터가 필요하다’고 제안했습니다. 하지만 ‘알겠습니다’란 대답이 전부였죠.

롱코비드 대책, 지금이라도 머리를 맞대고 만들어서 저처럼 헤매는 환자가 조금이라도 줄어들었으면 합니다. 코로나 박사, 더 이상 안 하고 싶습니다.         <류호 기자>

 

18일 오후 경기 고양시 일산병원에서 롱코비드로 장기치료 중인 김지훈(가명)씨가 폐 기능 검사를 하고 있다. <최주연 기자>
18일 오후 경기 고양시 일산병원에서 롱코비드로 장기치료 중인 김지훈(가명)씨가 폐 기능 검사를 하고 있다. <최주연 기자>

댓글 0

의견쓰기::상업광고,인신공격,비방,욕설,음담패설등의 코멘트는 예고없이 삭제될수 있습니다. (0/100자를 넘길 수 없습니다.)

섬기는 교회 , '성탄의 기쁨과 사랑' 나눠
섬기는 교회 , '성탄의 기쁨과 사랑' 나눠

"연령별 의미가 하나의 이야기로 완성" 섬기는 교회(담임목사 안선홍)가 25일 크리스마스를 맞아 성탄의 기쁨과 사랑을 나누기 위해 '성탄절 예배 및 발표회'를 거행했다.이날 성탄절

조지아 판매 고양이 사료서 조류독감 바이러스
조지아 판매 고양이 사료서 조류독감 바이러스

'노스웨스트 내추럴스'서 바이러스 검출 미국 워싱턴주 농무부(WSDA)는 24일 조지아주에서도 판매 중인 모라쉬 미츠사의 '노스웨스트 내추럴스' 고양이 사료에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

귀넷, 생나무 크리스마스 트리 재활용 수거 시작
귀넷, 생나무 크리스마스 트리 재활용 수거 시작

1월 22일까지 인근 소방서서 수거 크리스마스가 지난 26일부터 귀넷카운티 전역의 소방서에서는 생나무 크리스마스 트리를 수거해 재활용하는 행사를 시작한다.귀넷 클린 & 뷰티

성탄절 이브 귀넷 주택단지 화재
성탄절 이브 귀넷 주택단지 화재

3채 피해···인명피해 없어단지 주민들 한때 공포감  성탄절 전날인 지난 24일 귀넷 카운티 주택단지에서 화재가 발생해 주택 1채가 전소되고  2채가 피해를  입었다. 다행이 인명

[비즈니스 포커스] 발아건강식품, "정직한 제품으로 입증된 효과"
[비즈니스 포커스] 발아건강식품, "정직한 제품으로 입증된 효과"

고객 감사 10~50% 할인 행사현대인을 위한 건강식품 추천   아이부터 어른까지 전 연령층의 건강 지킴이 역할을 하고 있는 발아건강식품(대표 임진숙)이 고객 감사 연말 행사를 진

세출안은 더 꼼꼼히∙∙∙장학금은 더 많이
세출안은 더 꼼꼼히∙∙∙장학금은 더 많이

▪새해부터 발효되는 주요 주법안들 조지아는 주의회가 1월에 개회되기 때문에 회기 중에 확정된 법안들은 새 회계연도 시작 시기인 7월부터 발효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일부 법안은

미주다일 성탄절 사랑의 쌀 나눔
미주다일 성탄절 사랑의 쌀 나눔

둘루스에서 쌀과 월동용품 나눔 미주다일공동체 (대표 최일도, 원장 김고운)가 지난 23일(월) 오전 8시 30분경 둘루스 인근 지역의 일용직 근로자들에게 사랑의 쌀 나눔 행사를 가

트럼프 국경차르, 미국출생 아이 있는 불법이민자도 구금 방침
트럼프 국경차르, 미국출생 아이 있는 불법이민자도 구금 방침

바이든이 인권보호 차원서 폐쇄한 '가족 구금시설' 부활 시사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국경 차르'(border czar)에 지명된 톰 호먼이 미국에서 태어난 아이가 있는 불법

메이컨서 총격사건···1명 사망∙7명 부상
메이컨서 총격사건···1명 사망∙7명 부상

올 초 같은 곳서 총격살인사건  메이컨의 한 주택에서 총격사건이 발생해 1명이 사망하고 7명이 부상을 입었다.경찰에 따르면 사건은 26일 새벽 메이컨 남부 빕 카운티에서 발생했다.

[주말 가볼 만한 곳] 마리에타 '우주 탐험 조명쇼' 등 5가지 이벤트
[주말 가볼 만한 곳] 마리에타 '우주 탐험 조명쇼' 등 5가지 이벤트

이번 주말 어디갈까? 마리에타, 둘루스, 브룩헤이븐, 슈가힐 등 주말에 가볼만한 5곳을 소개한다. △ 마리에타, 우주 탐험 조명쇼신비로운 우주 테마의 조명쇼가 29일까지 오후 6시

이상무가 간다 yotube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