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화당이 14일 중립 기관인 대선토론위원회(CPD)가 주최하는 대선 토론에 자당 후보를 참여시키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미국 공화당 전국위원회(RNC)는 이날 표결에서 만장일치로 자당 대선 후보의 CPD 주최 대선토론회 보이콧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CPD는 4년마다 열리는 대선 후보 간 토론을 주관하는 비영리 독립기구다.
하지만, RNC는 CPD가 지난 수십 년 동안 편향적으로 토론을 진행하고 이와 관련한 개혁 요구를 거부했다고 주장한다.
이날 결정에 따라 공화당 대선 예비후보들은 RNC가 승인한 예선·본선 토론회에만 참가할 수 있게 됐다.
로나 맥대니얼 RNC 위원장은 "CPD가 미국민을 상대로 자신들의 주장을 관철하는 편향된 토론에 대선 후보들이 나가는 일이 없도록 새롭고 더 나은 토론의 장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RNC가 마련하겠다는 새 토론의 장이 어떤 형태가 될지, 기존처럼 여러 차례 열릴지 등은 불명확한 상황이다.
그런 까닭에 2024년 차기 대선부터는 민주·공화 양당 후보가 함께 벌이는 토론을 볼 수 없게 될지도 모른다고 로이터 통신은 지적했다.
CPD는 1987년 민주·공화 양당의 공동 후원으로 설립돼 1988년부터 지난 2020년 대선까지 미국 대통령 선거 토론회를 주관해 왔다.
미국 여론조사기관 퓨리서치센터에 따르면 CPD가 주최하는 대선 토론회는 매번 수백만 명이 넘는 미국인이 시청하며, 토론 내용을 보고서야 지지 후보를 결정하는 유권자 비율도 상당하다.
하지만,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공화당원들은 CPD 주최 토론회의 시점과 토론 포맷, 사회자 선정 등과 관련해 불만을 제기해 왔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2020년 미국 대선 당시 CPD가 세 차례 토론회를 진행하면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상황 등을 고려해 2차 토론회를 화상으로 진행하려 하자 불참을 선언하기도 했다.
한편, 민주당 전국위원회(DNC)는 공화당이 유권자의 눈을 가리려 한다고 RNC의 이날 결정을 비판했다. CPD는 RNC의 이번 결정에 즉각적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