텍사스주 검문 강화에 멕시코 트럭기사 반발
국경다리 봉쇄로 항의… 장소 옮기가며 시위
텍사스주의 국경 검문 강화와 그로 인한 멕시코 트럭 기사들의 항의시위로 양국간 육로 국경이 꽉 막히면서 두 나라 간의 교역에도 차질이 이어지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14일 텍사스국제생산협회(TIPA)를 인용해 1억5,000만 달러 상당의 과일과 채소가 미·멕시코 국경에 정체돼 있다고 보도했다.
TIPA는 “부활절 연휴에 접어드는 상황에서 소비자들은 상점에 특정 제품들이 바닥난 것을 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멕시코 대형차제조협회(ANPACT)는 멕시코산 세미트럭의 미국 수출이 며칠 사이 80% 급감했다고 블룸버그에 전했다. 멕시코는 전 세계 1위 세미트럭 수출국이다.
미겔 엘리살데 ANPACT 회장은 “(국경 상황이) 산업 전반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미국과 멕시코 당국이 조속한 사태 해결 방안을 마련해 국경 물류를 정상화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렉 애벗 텍사스 주지사는 최근 고속도로 치안 개선을 위해 멕시코에서 넘어오는 화물 트럭에 대한 경찰 검문을 강화하기로 했다. 이후 검사 대상 차량의 25%가 차체 결함 등을 이유로 운행 불가 판정을 받았으며, 차량들의 국경 통과 시간이 길어져 극심한 정체가 발생했다.
이에 반발한 멕시코 트럭 기사들은 11일부터 미·멕시코 육로 국경 중에서도 물류량이 가장 많은 파-레이노사 국경 다리를 막고 시위를 벌였고, 국경 정체는 더욱 심각해졌다. 전날엔 멕시코 범죄조직이 봉쇄 차량 2대에 불을 지르고 경찰과 총격전을 벌이기도 했다고 멕시코 언론이 전했다.
14일 현재 발파-레이노사의 봉쇄 시위는 종료된 상태다. 레이노사가 속한 멕시코 누에보레온주가 미국으로 가는 트럭들에 대한 자체 검사를 강화하기로 전날 텍사스주와 합의함에 따라 텍사스주는 이 지역 국경에서의 검문은 중단하기로 했다.
그러나 텍사스주 관할 다른 국경에서는 검문은 그대로 유지하고 있고, 멕시코 트럭 기사들도 이에 따라 봉쇄 시위 장소를 변경하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텍사스주는 멕시코와 총 2,000㎞가 넘는 국경을 맞대고 있고, 그 사이에 28개의 국경 다리와 검문소가 있다. 누에보레온주뿐 아니라 멕시코 타마울리파스주, 코아우일라주, 치와와주가 텍사스 접경 지역에 있다.
텍사스주의 국경 검문 강화는 이민정책을 둘러싼 조 바이든 정부와의 기 싸움 과정에서 이뤄진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연방 정부가 도널드 트럼프 전 정부 당시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도입했던 이민자 추방정책을 종료하기로 하자 공화당 소속 애벗 주지사가 이에 반발해 주 경찰에 검역 강화를 명령한 것이다. 백악관은 애벗 주지사의 이 같은 명령이 “불필요한 과잉” 조치라고 비판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