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균 4.16%로 1년전 대비 1.07%p 올라
모기지 이자가 거의 3년 만에 처음으로 4%를 넘어섰고 앞으로 오름세가 계속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면서 주택 시장에 미칠 영향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17일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이날 국책 모기지 기관인 프레디 맥이 발표한 30년 만기 고정금리 모기지 이자는 2019년 5월 이후 처음으로 4%를 초과, 17일까지 주간 평균 4.16%를 기록했다. 이는 1주일 전의 3.85%에 비해 0.31%포인트, 1년 전의 3.09%과 비교하면 1.07%포인트나 크게 오른 수치다.
모기지 금리는 지난해 1월 2.65%, 지난해 중반까지만 해도 2%대에 머물러 있었지만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RB·연준)의 긴축이 예고되면서 올해 초에는 3.22%로 뛰어올랐다.
부동산 업계는 1주일 사이에 금리가 0.31%포인트나 급격히 오른 것은 극히 이례적이라며 연준이 지난 16일 기준금리를 2018년 이후 처음으로 0.25%포인트 인상한 것이 반영되는 다음 주 금리는 더 많이 결정적인 요인이었다고 지적했다.
특히 연준이 금리 인상을 통해 4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인플레이션의 고삐를 잡기 위해 올해 남은 6번의 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모두 금리 인상을 예고하면서 모기지 금리는 올해 내내 꾸준한 상승세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모기지 이자율이 부동산 시장을 좌우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인 만큼 지속적인 모기지 이자율은 시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는 것이 대다수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모기지는 미국 국채 수익률을 따라 움직이는데 기준금리가 국채 수익률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이처럼 모기지 금리가 급등하자 2월 기준 대출 신청은 전년 동월 대비 3.9% 감소했다. FOMC 위원들의 향후 금리 전망을 보여주는 지표인 점도표를 연준이 별도로 공개한 것을 보면 올해 말 금리 수준을 1.9%로 예상했다. 올해 남은 6번의 FOMC 회의 때 0.25%포인트씩 인상하며 6번 인상을 예고한 셈이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들은 연준의 계획대로 올해 말 금리가 1.9%에 달할 경우 모기지 이자율은 6%대에 도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6%를 넘어 7% 진입을 점치는 전문가들도 많다.
과거 모기지 금리가 4%를 넘었을 때는 평균 주택 가격이 27만7,000달러로 지금보다 26%나 낮았지만 지금은 주택 가격이 치솟은 만큼 이자를 더 부담해야 한다.
다만 모기지 이자율 상승이 모두 부정적인 것만은 아니라는 지적들도 있다. 현재의 주택 시장이 비정상적으로 과열된 상태에서 가격 상승이 너무 급격하기 때문에 모기지 금리 인상이 시장을 안정시키고 가격 상승세도 둔화하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또한 모기지 이자율이 상승하면 주택 바이어들의 모기지 페이먼트 부담도 높아지기 때문에 투기목적 보다는 재정적 능력이 있는 실수요자들이 시장에 진입하기가 용이해진다.
17일 월스트릿저널(WSJ)은 부동산 정보업체 질로그룹을 인용, 지난해 전국 평균 집값이 전년 대비 5만2,667달러(19.6%) 오른 32만1,634달러를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중위소득 노동자의 연간 세전 소득인 5만달러를 웃도는 수준이다. 미국에서 집값 상승분이 노동자 연소득을 앞지른 것은 질로가 관련 통계를 내기 시작한 지난 2000년 이후 처음이다.
지역별로는 미국 내에서도 집값이 비싸기로 유명한 캘리포니아의 가격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캘리포니아 샌디에이고의 경우 평균 집값이 지난해 16만달러 올랐지만 노동자 평균 연봉 인상분은 5만5,000달러에 그쳤다. 이밖에 애틀랜타·댈러스·솔트레이크시티도 집값 상승분이 연봉을 앞지른 도시들이다.
WSJ는 “집값 급등에 직면한 생애 첫 주택 구입 희망자들이 금리 상승이라는 또 다른 도전에 맞닥뜨리게 됐다”고 평가했다.
< 조환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