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내 화초 재배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코로나 팬데믹을 거치며 야외 활동이 뜸해진 결과다. 이 같은 추세를 반영하듯 올해 인테리어 디자인 트렌드 중 하나도 바로 실내 화초다. 집 안에서도 자연을 느끼기 위해 실내 화초를 소품으로 활용하는 디자인이 관심받고 있다. 실내 화초는 보기엔 좋지만 이사할 때는 애물단지로 전락하기 쉽다. 이사하는 과정에서 조금만 소홀히 관리해도 평소 애지중지 키웠던 화초가 ‘사망’하는 일이 쉽게 발생하기 때문이다. 재정 전문 머니 매거진이 본격적인 이사 철을 앞두고 이사 시 화초 관리 요령을 소개했다.
수주 전부터 안 깨지는 화분에 옮겨 심어야
이사 가는 지역 기후 환경도 잘 살펴봐야
◇ 화초 이사 요령 검색 늘어
지난해 구글에서 실내 화초 이사 요령에 대한 검색이 애완동물이나 어린 자녀 이사 요령보다 더 많았다. 코로나 팬데믹 기간 중 실내 화초를 키우는 가구가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한 설문 조사에서는 실내 화초가 긍정적인 분위기를 조성하고 생활에 활기를 준다고 답한 응답자가 대부분을 차지하기도 했다.
이처럼 실내 화초 애호가가 늘면서 이사할 때 화초를 관리하는 요령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한두 시간 걸리는 이사라도 평소 효자 노릇을 하는 화초를 죽지 않게 하려면 이사 전부터 세심한 준비가 필수다.
◇ 타주 반입 가능한지 확인
일부 주는 특정 식물의 반입을 금지하고 있다. 다른 농작물이나 화초에 피해를 입히는 해충이 유입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목적이다. 따라서 타주 이사의 경우 화초 반입 가능 여부를 해당 주 농업국 등으로부터 먼저 확인해야 한다. 대표적인 해충으로는 ‘진딧물’(Aphids) 류가 있는데 농작물 경작률이 높은 가주, 플로리다 주, 아이다호 주 등이 엄격한 식물 반입 규정을 시행하고 있다.
◇ 이사 지역 기후 조건부터 살펴야
일부 화초는 햇빛을 많이 필요로 하는 반면 적은 일조량으로 잘 자라는 화초가 있다. 따라서 이사 가는 지역의 기후가 전에 살던 지역과 많이 다르다면 새 기후에서도 화초가 잘 자랄지부터 알아봐야 한다. 선인장과 같은 다육성 식물은 고온 건조한 가주와 같은 기후에 적합한 화초로 추운 지역에서는 잘 자라기 힘들다. 이사 가려는 지역의 묘목 업체 등을 통해 먼저 문의해 볼 수 있다.
◇ 이사업체 규정, 추가요금은?
일부 이사 업체는 화초나 식물은 이삿짐 항목에서 제외한다. 이사 도중 화초가 죽거나 피해를 입으면 책임 문제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화초를 운반하는 이사 업체도 대부분 개수나 거리 등의 제한을 두고 있고 추가 요금을 부과한다. 따라서 이사 업체를 이용하는 경우 제한 규정이나 추가 요금 등을 미리 알아보는 것이 좋다.
직접 운반해야 한다면 화초를 밀폐된 트렁크 공간에 두지 않도록 한다. 트렁크 안 공기가 잘 통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온도가 급상승할 수 있어 화초가 피해를 입히기 쉽다. 가급적이면 차량 좌석에 보관하고 개방된 트럭 트렁크에 움직이지 않도록 잘 고정해서 운반하도록 한다.
◇ 수주 전 플라스틱 화분에 옮겨 심기
도자기 화분에 기르는 화초는 이삿짐을 싸기 전 플라스틱 등 잘 깨지지 않는 화분에 옮겨 심어야 한다. 이사 도중 도자기 화분이 깨지는 것은 물론 이로 인해 화초 뿌리에 피해가 발생하는 일을 막을 수 있다. 화초를 제거한 도자기 화분은 버블 랩과 같은 포장용지로 안전하게 포장한 뒤 별도로 운반한다.
화초를 플라스틱 화분에 옮겨 심는 작업은 이사 수 주일 전에 실시해야 한다. 그래야 화초가 새 화분에 잘 적응해 이사 도중 뿌리가 흔들리는 일 등이 발생하지 않는다. 화초를 플라스틱 화분에 옮겨 심으면서 죽은 뿌리나 잎 등을 깔끔히 제거하면 이사 후 화초가 더욱 잘 자랄 수 있다.
◇ 장거리 이사 시 얼음으로 수분 보충
단거리 이사는 큰 문제가 없지만 며칠씩 걸리는 장거리 이사의 경우 화초에 물을 잘 ‘챙겨’ 줘야 한다. 화초를 포장하기 전에 흙이 촉촉해질 정도로 물을 적당히 준다. 물을 자주 줘야 하는 화초는 얼음을 이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얼음이 녹으면서 화초에 서서히 수분을 공급해 주기 때문에 장거리 이사 시 뿌리가 마르는 것을 방지한다. 화분 위를 이끼 등으로 덮거나 화분 아래 물받이용 접시를 깔면 수분을 오래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
◇ 난은 화분 전체 종이로 포장
난은 한국인 등 아시안이 사랑하는 실내 화초 중 하나다. 난과 같은 화초는 평소 관리도 까다롭지만 잎이 길기 때문에 이사할 때 더욱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난 화분의 경우 신문지와 같은 종이로 화분 아랫부분부터 윗부분까지 느슨하게 포장한 뒤 포장이 떨어지지 않도록 테이프로 고정시킨다. 종이로 포장하면 잎이 손상되는 것을 방지할 뿐만 아니라 공기 유통과 수분 유지에도 효과적이다.
◇ 화분만 별도 박스에
화분을 이사용 박스에 담을 때도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다른 이삿짐과 섞지 말고 화분용 박스에 담아야 안전한 운반이 가능하다. 박스 아래에 플라스틱이나 비닐 등 방수 재질의 판을 깔아 종이 박스 바닥이 수분으로 손상되는 것을 막는다.
가급적이면 비슷한 종료의 화초끼리 박스에 담고 화분 사이에 종이 등 포장용지를 끼워 운반 시 움직임을 최소화하도록 한다. 박스에 담긴 화분이 햇빛과 공기에 최대한 노출되도록 이사 직전까지 뚜껑을 닫지 않는다. 박스별로 화초 이름을 적으면 이사 후 화초를 차례로 확인하는 데 도움이 된다.
◇ 이사 후에도 지속적으로 상태 관찰
새집에 도착한 뒤 화초가 담긴 박스부터 열고 상태를 확인한다. 필요하다면 햇빛에 바로 노출시키고 물을 주도록 한다. 이사 도중 손상된 가지나 잎이 있다면 제자리에 놓기 전에 깔끔히 제거하는 것도 좋다.
새집에 도착한 화초가 적응하려면 시간이 걸린다. 이사 기간이 길수록 화초의 적응 기간도 길어지기 때문에 잎이 바랬다고 해서 놀랄 필요는 없다. 수주 또는 수개월 동안 화초 상태를 잘 관찰하면서 필요시 비료 등을 사용할 수 있다.
<준 최 객원기자>